▶ “AI·빅데이터로 바이러스 근원·전파경로 연구해야” 지시
▶ 中 관영매체·전문가들 “발원지 중국 아닐 수 있다” 연일 주장
중국 관영 매체와 전문가들이 연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을 펴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바이러스의 근원을 연구하라는 지시를 내려 큰 관심을 끈다.
2일(이하 현지시간기준) 신화통신, 인민망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중국 군사의학연구원과 칭화(淸華)대학 의학원을 잇달아 방문해 연구진을 격려하고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시 주석은 좌담회를 열어 과학기술부와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업무 보고를 받고 코로나19 대응 방안 등을 지시했다.
시 주석은 "과학기술은 인류의 전염병과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라며 "과학기술을 이용해 완치율을 높이고 치사율을 낮춰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최종적인 승리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 주석의 발언에서 주목받는 부분은 "종합적인 계획을 세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근원과 전파 경로를 연구할 것"을 지시했다는 점이다
시 주석은 "유행병학과 바이러스 근원 조사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의 신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바이러스의 근원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갔는지를 분명하게 밝혀내고 정확도와 검사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중국 관영 매체와 전문가들이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닐 수 있다는 보도와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중국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지난달 말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출현했다고 해서 중국을 꼭 발원지로 볼 수는 없다"고 발언해 이러한 주장을 처음 내놓았다.
이후 중국 관영 매체에서는 중난산 원사의 발언 등을 인용해 비슷한 요지의 주장을 연일 펼치고 있다.
이날도 관영 환구시보는 논평에서 "일본, 한국, 이탈리아, 미국 등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중국을 여행하지 않고, 밀접 접촉 경험이 없음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외부 세계에서도 중국이 코로나19의 발원지라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원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는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어디라고 말할 충분한 근거가 없으며,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발원지가 국내냐 국외냐 따지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최근에는 미국에서 먼저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중국으로 감염이 됐다는 '미국 발원설'까지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양잔추 우한대 감염병 연구소 교수도 "코로나19의 대규모 감염이 우한에서 일어났고, 우한에서 처음 코로나19가 검출됐다고 해서 우한이 코로나19의 시초라고는 볼 수 없다"며 "코로나19는 같은 시기에 동시의 여러 발원지를 가질 수 있고, 발원 동물 역시 여러 종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는 미국 발원설 외에도 신천지 교인이 1월 우한에 방문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신천지 교인들이 우한에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 발원설'을 부정하는 관영 매체와 전문가들의 주장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바이러스의 근원을 연구하라"는 시 주석의 발언은 이러한 논란에 불을 지피며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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