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작가 출간 화제의 책…인테리어 디자이너 구혜란씨 ‘뉴욕 백년 식당’
뉴욕 한인 구혜란씨가 출간한 ‘뉴욕 백년 식당’(표지사진)은 책 속 사진들이 뉴욕 여행을 부추긴다.
시각의 미를 추구하는 디자이너, 도시를 사랑하는 뉴욕의 장기 여행자, 매일 변화하고 움직이는 뉴욕의 거리를 40여 년간 걷고 있는 사람으로 소개한 저자 구혜란씨가 지나간 시간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자신에게, 뉴욕은 긴 시간 동안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건물들이 겹겹이 쌓아 놓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낡고 오래되어 더 빛나는 도시의 공간들이 “뉴욕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은 세계의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는 말을 실감하게 한다.
1장 금융가, 차이나타운, 리틀 이태리 2장 로어 이스트, 노리타, 소호 3장 웨스트 빌리지, 그리니치 빌리지, 이스트 빌리지 4장 미드타운 5장 업타운으로 구성돼있는 이 책은 100여 년간 같은 자리에서 도시의 역사를 목격한 식당의 이야기다.
미국 독립운동의 근거지인 ‘프런시스 태번’(1762), 최초로 여성 고객이 출입했던 ‘델모니코스’(1837), 오 헨리가 죽음에 이를 정도로 술을 마신 노천카페 ‘피츠 태번’(1864), 중국 이민자들의 흑역사가 서려 있는 ‘남와 티 팔러’(1920), 성공이 고픈 가난한 문인들이 목을 축였던 ‘첨리스’(1922) 등 29곳의 식당이 440페이지에 걸쳐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다.
뉴욕의 문화를 온몸으로 즐겨온 뉴요커가 직접 발견해낸 숨은 보석 같은 공간에는 식당마다 품고 있는 역사와 그곳에 얽힌 크고 작은 추억들이 뉴욕의 깊은 맛을 느끼게 한다. 시간의 미감을 고스란히 담은 이야기와 현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식당 및 음식 사진도 풍성하게 수록돼 있어 뉴욕 백년 식당의 어제와 오늘을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그 오래된 공간 중에서도, 특히 10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며 뉴욕의 맛과 멋을 느끼게 해주는 백년 식당은 저자의 심신의 허기를 채워주기에 충분했다고 한다. 한때는 뉴욕 사회의 이방인으로 느낀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여느 뉴요커보다 더 뉴욕을 잘 아는 ‘뉴요커’로서 그동안 간직해온 뉴욕의 숨은 보물들을 나누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구혜란씨는 홍익대학교와 FIT에서 산업 및 실내 디자인을 공부했고, 현재 뉴욕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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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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