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장기화 땐 여당에 최대 악재” “현역 물갈이 폭 큰 당이 역대 선거 유리”
▶ 남북관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변수…현재 지지율 민주당 40.5% vs 통합당 33.7%
4·15 총선을 50여일 앞둔 24일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선거 홍보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
4·15 총선이 50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이번 21대 총선은 임기 반환점(지난해 11월10일)을 돌아 후반기로 접어든 문재인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와 2022년 대선 전초전 성격을 지니고 있다. 최근 야권의 정계 개편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인 대결 구도 윤곽이 드러났다.
이번 총선에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보수야권이 통합한 미래통합당, 호남 기반 3당이 통합한 민생당, 정의당, 안철수 전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 등 5개 정당과 일부 군소정당이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야권의 ‘정권 심판론’과 민주당의 ‘야당 심판론’이 정면 충돌할 것으로 보여 민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질지 주목된다.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를 보면 민주당이 약간 앞서가는 가운데 통합당이 바짝 추격하는 형국이다.
앞으로 총선 승패에 영향을 주는 5대 변수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공천 물갈이, 경제 성적표, 남북 관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적용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보수야권의 통합 이후 여당과 제1야당이 지지율 차이가 서서히 좁혀지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7∼21일 전국 유권자 2,5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0%포인트) 결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일주일 전보다 0.6%포인트 오른 40.5%로 집계됐다. 야권 통합 이후 처음으로 조사 대상에 포함된 미래통합당 지지율은 33.7%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통합당의 지지율 차이는 6.8%포인트였다.
다만 통합당 지지율은 지난주 자유한국당(32.0%)과 새로운보수당(3.9%)의 지지율 단순 합계인 35.9%보다는 2.2%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정의당은 0.7%포인트 하락한 4.1%, 바른미래당은 0.4%포인트 상승한 3.0%였고, 국민의당은 2.3%였다. 중도층에선 통합당 지지율이 37.1%로 민주당 지지율(35.7%)보다 근소하게 더 나와 눈길을 끌었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첫 번째 총선 변수는 코로나19 사태의 전국적 확산 및 장기화 여부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일단 여당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총력 대응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악화되고 장기화되면 야당의 공격 소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안전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데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야당에게도 코로나19 사태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당장 제1야당인 통합당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부 대응을 문제 삼으며 이를 ‘정권 심판론’으로 연결하는 모습이다. 통합당은 “문재인정부가 중국 눈치 보기를 하다가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코로나19 사태가) 곧 종식될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친 지 열흘 만인 23일 코로나 대응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한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조만간 수그러들 경우 정부·여당에 대한 긍정 여론이 형성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야권이 코로나 국면에서 정치 공세만 펼쳤다’는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평론가인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앞으로 일주일 내에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면 코로나 사태는 총선에서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일주일 후에도 코로나19가 계속 확산된다면 여당에게 최대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총선에 나설 ‘선수’를 고르는 공천 결과도 선거 승패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역대 선거에서 현역 의원 물갈이 폭을 크게 하고 참신한 인재들을 배치한 정당이 승리했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친 뒤인 이번 총선에서는 공천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지난 연말까지는 민주당이 공천 물갈이를 주도했으나 요즘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통합당이 더 적극적으로 물갈이에 나서고 있다. 24일까지 민주당 전체 의원 129명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21명이고, 공천 배제된 의원은 3명이다. 또 통합당 전체 의원 114명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25명이고, 공천 배제된 의원은 3명으로 현역 의원 교체율에서 통합당이 약간 더 높은 편이다.
경제 성적표도 표심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이다.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가 한국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0~21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결과 유권자의 59.0%는 정부의 경제 운용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반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8.8%에 그쳐 경제 성적표에서는 여당이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막판 돌발 변수인 남북 관계는 어떻게 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비핵화 협상이나 남북 관계에서 진전이 있으면 여당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지만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등의 도발을 시도하면 여당이 불리해진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 선거 막판까지 미래통합당의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순항하게 되면 통합당이 선전할 수 있다. 민주당이 이에 대항해 ‘비례민주당’을 만들지 여부에 따라 의석 배분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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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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