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내 음료전문점에서 일하는 노모(34)씨는 가급적 폐점 시간과 겹치는 근무 시간대를 피하려고 한다. 이유는 폐점 시간인 8시에 타임카드를 찍고 하루 매상 총액을 뽑고 밖에 있는 탁자와 의자를 매장에 들여 놓는 등 뒷정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씨는 “10~15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라 급여를 달라기도 뭣해 싫은 내색을 보이지 않을 뿐”이라며 “1주일 2~3번 정도 돌아오는 폐점 당번이 싫다”고 말했다.
근무 시간 이후 짧은 ‘자투리 근무 시간’이 한인 업주들 사이에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퇴근 시간 후 매장 직원들에 대한 가방 검사 시간도 임금 지급 대상에 포함하라는 가주 법원의 판결이 나오면서 관행의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18일 한인 노동법 변호사들에 따르면 근무 시간 외 업무와 관련된 짧은 시간의 자투리 근무가 한인 전 업종에 하나의 관행으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투리 근무는 근무 종료를 확인하는 타임카드를 찍고 난 뒤 매장 정리와 청소, 매출 및 팁 계산 등과 같이 직장 현장에서 벌어지는 형태와 퇴근 후 이메일이나 텍스트로 업무와 관련된 지시와 질문처럼 직장 밖에서 나타나는 형태들이 있다.
업주들이 자투리 근무를 가볍게 생각하는 데는 시간이 짧다는 점과 관행으로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근무 시간 종료 후 매상과 팁 계산을 하는 동안 종업원들이 뒷정리를 하고 있다”며 “과거부터 해온 일인데다 시간도 짧아 지금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노동기준법(FLSA)에 따르면 업무가 지속 중이라는 사실을 업주가 인지하거나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면 직원에게 일한 시간만큼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문제는 자투리 근무가 매우 짧다는 데 있다. 업주 입장에서 임금을 계산할 정도의 시간이 아니라서 이를 무시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은 짧은 시간이라 하더라도 정기적으로 자투리 근무를 하고 있다면 이 시간은 임금으로 지급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해원 노동법 변호사는 “종업원이 조금 일찍 출근했지만 공식 출근시간 전이라 그 자투리 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주지 않거나, 식당의 경우 폐점 시간 이후 팁 계산하는 자투리 시간을 임금 계산에 포함하지 않아 소송으로 비화하는 경우 많아 업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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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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