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압승’ 범민주 진영 구의원들, 행진 선두서 이끌어
▶ 최루탄-화염병 공방전 벌어져…대규모 검거로 400명 시위대 체포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민주화 행진을 위해 수많은 홍콩 시민들이 빅토리아 공원에 모여있다. [AP]
지난해 6월 초 시작된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7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새해 첫날인 1일 홍콩에서 주최 측 추산 100만여 명이 참여한 대규모 도심 시위가 벌어졌다.
주최 측은 평화행진을 촉구했지만, 도심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지고 400명이 넘는 시위대가 체포돼 올 한해도 순탄지 않을 홍콩 정국을 예고했다.
◇ ‘선거 압승’ 범민주 구의원들 행진 주도…주최 측 “100만 참여”
홍콩의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온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은 1일 오후 빅토리아 공원에서 수십만 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홍콩 정부에 시위대의 5대 요구 수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민간인권전선은 지난해 6월 9일 1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한 시위와, 같은 달 16일 200만 명 시위 등 홍콩의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온 단체이다. 민간인권전선이 주최한 지난달 8일 집회에도 80만 명의 홍콩 시민이 참여했다. 이날 집회 주제는 ‘약속을 잊지 말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가자’였다. 현장에서는 새끼손가락을 걸고 있는 두 손이 그려진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주최 측은 이날 시위에 103만 명이 참여한 6월 9일 시위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여했다고 추산했다. 반면에 경찰은 6만여 명이 참여했다고 추산했다.
빅토리아 공원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팔을 들어 다섯 손가락을 쫙 편 채 “5대 요구,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자유를 위해 싸우자. 홍콩과 함께(Fight for freedom, stand with Hong Kong) 등의 구호를 외쳤다.
쫙 편 다섯 손가락은 ▲ 송환법 공식 철회 ▲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시위대의 5대 요구를 가리킨다. 이들은 “경찰 수당 지급에 반대한다”, “경찰을 즉각 해체하라” 등의 구호도 외쳤다.
이는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시위 진압 경찰 등에 지급된 시간외수당과 식대 등이 총 11억8,500만 홍콩달러(약 1,800억원)에 달하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시위에 참여한 고등학생 콴(16) 군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캐리 람 행정장관은 우리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위는 새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 이라고 말했다.
빅토리아 공원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홍콩 도심인 센트럴 차터로드까지 행진했다. 시위 참여자가 워낙 많아 행진은 수 시간 동안 이어졌다.
대열의 선두에서는 지난해 11월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범민주 진영 소속 구의원들이 행진을 이끌었다. 이날 행진에는 범민주 진영에서 출마해 당선된 388명 구의원 중 절반 이상이 참여했다.
구의원에 당선된 지미 샴 민간인권전선 대표는 “범민주 진영 구의원들은 앞으로 민생문제뿐 아니라 홍콩의 더 큰 현안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 이라고 밝혔다.
일부 구의원은 최근 경찰에 체포된 ‘스파크 얼라이언스’(Spark Alliance·星火同盟) 관계자들을 위해 모금 활동을 했다.
지난달 경찰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모금 활동을 해온 스파크 얼라이언스가 모은 7천만 홍콩달러(약 100억원)를 동결하고, 관계자 4명을 돈세탁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시위대 중에는 국제사회에 홍콩 시위 지지를 촉구하면서 성조기, 영국 국기, 대만 국기 등을 들고 있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시위에는 40여 개 노동단체가 참여해 행진을 이끌면서 시민들에게 노조에 가입할 것을 촉구했다.
지미 샴 대표는 ”노조에 가입하는 것은 미래의 ‘3파(罷) 투쟁’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3파 투쟁은 총파업(罷工), 동맹휴학(罷課), 철시(罷市)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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