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J 미국관리 인용…중동패퇴 후 재기전략일 수도
▶ “본진에서 자금 지원받아 중앙아·동남아 조직원 모집”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아프가니스탄을 새로운 세력 거점으로 만들면서 아시아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프간 내 IS는 원래 IS 본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 바깥에서 가장 강력한 지부로 부상했다고 미국 관리들이 전했다.
이는 지난 10월 IS의 수장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사망한 이후에도 불구하고 IS가 여전히 위협적 존재로 남아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아프간 지부는 이라크와 시리아로부터 꾸준히 자금을 지원받아왔다. 이는 그만큼 IS 지도부가 아프간 지부를 중시한다는 표지이다.
'IS-호라산'으로도 알려진 아프간 지부는 민간인에 대한 폭력으로 악명높으며 조직원은 2천명에 서방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올 6월 미 국방부 보고서가 밝힌 바 있다. 호라산은 이란어로 '해뜨는 곳'을 뜻하며 아프간·파키스탄·인도 일부를 아우르는 역사적 명칭이다.
아프간 지부는 외국인 전투원들을 훈련해 조직화하는데 가장 탁월한 수완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관리들은 분석했다.
미국 관리들은 실제로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으로 아프간 지부가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으로 부단히 세력 확장을 기도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지도자들을 양성해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에서 방계조직을 지휘한다는 것이다.

지난 8월 17일 IS의 자폭 테러로 아수라장이 된 아프간 수도 카불의 결혼식장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아프간 지부는 지난 8월 아프간 수도 카불의 한 결혼식장을 공격해 최소 63명을 숨지게 한 것과 관련, 자신들의 소행이라 밝힌 바 있다. 또 11월 초 타지키스탄 국경 초소에 대한 공격으로 최소 17명이 사망한 사건도 IS 대원들이 그 배후에 있는 것으로 미국 관리들은 의심했다.
이밖에 2017년 스웨덴 스톡홀름 트럭 공격으로 인한 5명 사망, 뉴욕 타임스 스퀘어 및 지하철 테러 모의 등도 이들과 연관됐을 수 있다고 미 정보 및 사법 관리들은 말했다.
무엇보다 'IS-K'라는 약자로도 불리는 아프간 지부가 제기하는 도전은, 미 특수부대의 손에 수장 알바그다디가 죽고 지난 3월 시리아와 이라크에 자칭 영토를 둔 IS '칼리프 국가'가 붕괴했어도 여전히 복원력을 보인다는 데 있다고 미국 관리들은 분석했다
카불에 있는 한 미국 정보 분석가는 "IS-K는 글로벌하게 IS를 띄울 수 있다"고 말하면서 미국에 가장 가까운 장래에 당면할 위협요소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프간 지부의 위협요소를 너무 과장했다는 반론도 있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아프간 수석 컨설턴트인 그레이엄 스미스는 "이들은(아프간 지부) 지극히 지역적"이라면서 아프간 지부는 이미 패퇴하고 있고 조직원들도 미국과 아프간군의 추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같은 이슬람 급진단체지만 이념적 차이가 심한 아프간 탈레반 반군으로부터도 배척을 받고 있어 현재 진행 중인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평화협상이 타결될 경우 아프간 IS 지부는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실제로 이 단체는 최근 수주 새 동부 아프간에서 아프간 군과 미 특수부대, 탈레반의 공격을 받아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수백명의 대원과 가족이 항복하고 일부는 북부로 도주했다.
문제는 IS-K가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IS 핵심 그룹으로부터 전 세계 어떤 지부보다 많은 자금을 지원받고 있으며 올해도 수십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미국 관리들은 추산했다. IS는 점령지 상실에도 불구하고 자그마치 3억달러(약 3천484억원)는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엔 관리들은 추정했다.
미 대테러 및 군사 관리들은 IS-K가 특히 중동 이외 지역에서는 중앙아시아의 이슬람국가인 우즈베키스탄 안팎에서 조직원들을 가장 많이 모은 데 대해 우려했다.
미국 국가대테러센터의 국장대행인 러셀 트래버스는 IS의 세력 재건과 관련, 굳이 점령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서 외국 대원 조직화에 뛰어난 아프간 지부의 경우 "중앙아시아에서 200명 정도를 모집했고 일부는 동남아에서도 모았다"고 말했다.

IS의 새 거점으로 부각된 아프가니스탄과 주변 나라 [구글 지도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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