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넘어진 채 상대 가슴 쪽 발로 가격해 ‘레드카드’
▶ 토트넘, 안방서 최악 졸전으로 첼시에 0-2 완패

손흥민이 후반 초반 비디오 판독을 통해 올해만 3번째 레드카드를 받고 있다. [AP]
손흥민(토트넘)에게 또 다시 퇴장의 악몽이 찾아왔다. 시즌 두 번째이자 지난 시즌 막판에 받은 레드카드까지 합쳐 올해만 3번째 퇴장이었다. 이에 따라 손흥민은 3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게 돼 오는 26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일주일동안 벌어지는 연말연시 팀의 3경기 강행군에 모두 뛰지 못하게 됐다.
22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스테디엄에서 펼쳐진 첼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시즌 18라운드 홈경기는 토트넘에게 대단히 중요한 일전이었다. 이날 안방에서 첼시를 꺾으면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는 리그 4위 위치로 올라설 수 있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마침내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시즌 최악의 졸전을 펼친 끝에 허망한 영패를 당했고 특히 손흥민이 순간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퇴장을 당해 연중 가장 경기가 몰린 연말연시에 3경기나 결장하게 되면서 토트넘은 이후 순위 경쟁과 승점 관리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다소 과장스런 제스처로 손흥민의 퇴장을 유도해낸 첼시의 흑인 선수 안토니오 루디거에 대해 격분한 토트넘 팬들이 인종차별 구호를 외치고 물건을 필드에 집어던지는 일까지 발생하면서 팀 분위기도 갑자기 얼어붙게 됐다. 토트넘으로선 이래저래 잊고 싶은 최악의 하루였다.
손흥민의 퇴장은 시작부터 경기가 전혀 풀리지 않자 답답한 감정이 쌓여가던 중 상대선수와 몸싸움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나온 충동적인 행동에서 비롯됐다. 팀이 0-2로 뒤진 후반 17분 왼쪽 측면에서 볼을 컨트롤한 손흥민은 루디거와 볼 경합 도중 넘어졌는데 땅에 넘어진 자세에서 루디거의 가슴 쪽으로 왼발을 밀어 올렸고 루디거는 곧바로 쓰러져 구르며 고통스럽다는 제스처를 했다. TV 화면에서 손흥민의 왼발은 루디거의 가슴에 살짝 닿은 것처럼 보였지만 루디거는 가슴을 강타당한 것처럼 과장스런 액션을 했다. 주심은 일단 손흥민의 반칙만 선언했을 뿐 경고도 주지 않았지만 비디오 판독(VAR)에서 손흥민의 왼발이 루디커의 몸쪽으로 뻗는 모습에 충분히 고의성이 있다는 판정이 내려지며 스트레이트 레드카드 판정이 나와 손흥민은 망연자실한 채 그대로 필드를 떠나야 했다.
이번 퇴장은 손흥민의 시즌 두 번째이자 EPL 무대 3번째다. 지난달 3일 에버튼과의 원정경기에서 안드레 고메스에게 백태클을 해 레드카드를 받은 손흥민은 이후 어필을 통해 3게임 출장정지는 취소됐지만 레드카드 기록은 남았다. 그는 또 지난 시즌 막판에도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상대의 반칙에 흥분해 상대를 밀쳤다가 퇴장당하는 등 올해만 3번이나 퇴장당하는 오점을 남겼다. 데이터 분석업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은 2010년 리 캐터몰(당시 선덜랜드) 이후 EPL에서 9년 만에 처음으로 한 해에 3번 퇴장당한 선수가 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손흥민은 경기 후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에서 4.9라는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손흥민 외에도 이날 토트넘의 경기력은 조제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 최악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선수들은 유기적인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이 따로따로 우왕좌왕 움직였고 수비에도 계속 한 발 늦는 모습을 보이며 첼시에 일방적으로 이끌려갔다. 전반 12분에 나온 첼시의 선제골도 토트넘 수비수들의 판단 미스가 빌미가 된 것이었다. 상대의 롱볼을 오른쪽 풀백 서지 오리에게 불필요하게 헤딩으로 걷어내려다 코너킥을 내줬고 코너킥에서도 상대의 숏 코너킥을 전혀 방어할 생각도 못하다가 윌리안에게 기회를 내줬고 윌리안은 그림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첼시의 추가골도 어이없는 골키퍼 실수에서 나왔다. 전반 추가시간 상대가 길게 올린 볼을 골키퍼 파울러 가자니가는 그대로 손으로 잡으면 되는데도 발로 걷어내려고 몸을 날렸다가 헛발질을 하며 상대공격수에 충돌했고 역시 VAR를 통해 페널티킥이 선언돼 첼시는 전반 2-0 리드를 잡았다. 그리고 후반 초반 손흥민이 어이없는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돼 수적 열세까지 몰리면서 결국 그대로 0-2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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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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