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폭운전 혐의…영사관 직원 가족, 런던 밖에서 면책특권 안돼
▶ 기소 여성, 변호인 통해 영국 자발적 복귀 거부

미국 외교관 부인의 차량에 치여 숨진 해리 던의 부모 [AP=연합뉴스]
영국 검찰이 역주행 교통사고를 낸 뒤 면책특권을 내세우며 본국으로 돌아간 미국 외교관 부인을 기소하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간) BBC 방송,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검찰은 이날 노샘프턴셔 경찰이 앤 사쿨러스(42)를 난폭운전 등의 혐의로 기소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보기관 요원의 아내인 사쿨러스는 지난 8월 27일 영국 중부 노샘프턴셔 크러프턴 공군기지에서 SUV 차량을 몰고 나오다 모터바이크를 타고 달리던 영국인 해리 던(19)과 충돌했다.
던은 사고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목숨을 잃었다.
사고 현장에서 책임을 인정하고 경찰 조사에 협력할 것을 약속했던 사쿨러스는 그러나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하면서 가족과 함께 급거 미국으로 돌아가 영국 내에서 큰 분노를 불러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사쿨러스의 면책특권 포기를 요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샘프턴셔 경찰은 미국에 머무는 사쿨러스를 방문조사했고, 이를 포함해 이번 사고의 증거 등을 지난달 초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영사관 직원의 가족은 런던 밖에서 외교관 면책특권을 적용받지 않는다며 기소 배경을 설명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크러프턴 공군기지에 있는 미국 정보기관 요원들과 그들의 가족에 대한 면책특권 협정을 검토해왔다고 밝혔다.
그 결과 영국 형사관할권과 관련해 미국 영사관 직원보다 가족에 더 큰 보호를 제공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던의 모친인 샬럿 찰스는 스카이 뉴스에 "내 아이를 위한 정의를 얻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던의 부친인 팀 던은 "우리는 믿어왔고, 결국 해냈다. 우리는 (사쿨러스에 대한) 기소를 얻어냈다"고 밝혔다.
영국 검찰의 기소 결정에도 불구하고 사쿨러스는 영국에 자발적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사쿨러스의 변호인인 에이미 제프리스는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 "앤은 이번 비극적 사고에 대해 매우 충격을 받았으며, 던의 가족에 대해 최대한의 애도를 표했다"면서 "그녀 역시 엄마로서 아이를 잃은 슬픔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쿨러스가 영국 경찰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했으며, 모든 책임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던의 죽음은 사고였던 만큼 사쿨러스에 대해 최대 14년형을 부과할 수 있는 형사처벌을 추진하는 것은 비례적인 조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성명은 "앤은 끔찍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사고와 관련해 자발적으로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쿨러스의 범죄인 인도 여부를 놓고 영국과 미국 간 갈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라브 외무장관은 검찰의 기소 결정을 지지하면서 "사쿨러스가 영국으로 돌아와 형사 사법 절차에 협조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는 그녀가 면책특권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반복하면서 "영국 검찰의 결정에 실망했다.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강제로 전 외교관 부인을 송환하려는 시도는 매우 문제가 많은 전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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