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토 동맹에 “사헬 지대 테러 격퇴전 동참해야” 요구
▶ 러시아와 대화 필요성 설명…”미·러 중거리 핵 조약에 유럽 참여해야”

스톨텐베르그(왼쪽) 나토 사무총장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뇌사론'에 대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나토 회원국의 주의를 촉구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파리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과 나토 동맹국 사이의 협력 부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의 예측 불가능성, 시리아를 침공한 터키의 돌출행동 등을 언급하며 나토가 뇌사를 겪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해 논란을 불러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나는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이해관계를 고려해 볼 때 재정적이고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 계속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같은 불명확성에 대해 언급한 입장을 전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주의 촉구(wake-up call)를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의 발언은 특히 미국과 유럽 대서양 동맹의 약화에 대해 경고해 온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나토와 같은 강력한 다자 간 기구가 필요하다"면서 "마크롱 대통령과 개방적이고 좋은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프랑스가 테러 확산을 막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수행 중인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프랑스는 사하라 사막 이남 사헬 지대를 유럽으로 유입되는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으로 보고 이 지역에서 2013년부터 4천500명의 병력을 가동해 테러 격퇴전인 '바르칸 작전'을 벌이고 있다.
사헬 지대는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테러조직들이 세력 확장을 꾸준히 시도하는 지역이다.
최근 말리에서 테러 격퇴전을 수행하던 프랑스군 헬기 두 대가 공중충돌하면서 장병 13명이 숨지는 등 '바르칸 작전'으로 인해 지금까지 총 41명의 프랑스군이 전사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내에서 이같은 테러 격퇴전에서 발을 빼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들이 프랑스의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크롱은 "나는 동맹국들과 함께 사헬과 중동에서의 대 테러전과 관련한 구체적인 약속을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가 장병 13명의 사망 이후 모든 옵션을 열어둔 채 '바르칸 작전'의 재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어제 첫 번째 회의를 가졌는데, 나는 정부와 군에 프랑스의 개입 양상에 관한 깊이 있는 검토에 착수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맥락에서, 프랑스가 내릴 결정에 비춰볼 때 동맹국들의 더 큰 참여는 분명히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맹국이 사헬 지대에서의 대테러전에 동참하는 것이 전체에 이익이 될 수 있는 만큼, 이 문제를 오는 12월 3∼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토 출범 7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참석한다.
현재 사헬 지대 대테러전에 프랑스가 병력 4천500명을 투입했고, 영국은 헬기와 일부 경비요원을, 미국은 정보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대테러전에 동참하는 나토 회원국은 없는 상황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사헬에서 프랑스는 모두를 대신해 개입해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손실분담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싶다면 헬기 추락으로 사망한 장병들을 위한 기념식에 오라"며 "손실이 어떤 것인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국제 현안 논의를 위해 러시아와 접촉을 확대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입장을 천명했다.
그는 "우리는 순진하지도, 그렇다고 안주하지도 않으면서 명쾌하고 강력하며 큰 노력을 원하는 러시아와의 대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 8월 중단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대체할 새 협정에 유럽 국가들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은 "INF를 대체할 새 협정은 유럽의 참여를 필요로 한다"면서 "이는 유럽의 안보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양자 조약에 만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나토에 방위비 분담을 압박하면서 이번 정상회의에서 다툼이 노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 공동의 적은 우리 모두에 피해를 준 테러리즘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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