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저 포인터 샀다고 체포...시민들 한밤에 항의 시위
▶ 백색테러는 기소 안하고, 시위대는 폭동죄 기소에 법조계 3,000여명 침묵행진

지난 7일 밤 홍콩 침사추이에서‘레이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P]
홍콩에서 ‘레이저 포인터’를 산 대학생이 공격용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되자 이에 항의하는 1,000여 명의 시민들이 ‘레이저 시위’를 벌이며 이에 항의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전날 밤 홍콩 침사추이 지역에 있는 홍콩 우주 박물관에는 각자 손에 레이저 포인터를 든 1,0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손에 든 레이저 포인터로 박물관 앞에 있는 커다란 돔에 빛을 쏘아대며 ‘광복 홍콩·레이저 포인터 혁명’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는 최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외치는 ‘광복 홍콩·시대 혁명’의 구호를 바꾼 것이다.
한밤중의 ‘레이저 시위’는 지난 6일 홍콩의 잡화 상가 밀집 지역인 쌈써이포에서 대학생 케이스 풍(20)이 레이저 포인터를 샀다가 인근에 잠복해 있던 사복경찰에게 체포된 것에 항의하는 시위였다. 홍콩 경찰은 홍콩침례대학 학생회장인 케이스 풍이 레이저 포인터 10개를 샀으며, 시위 때 경찰에 강한 빛을 쏘는 무기로 이를 활용할 수 있어서 ‘공격용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에 항의하는 시민 1,000여 명이 6일 밤 쌈써이포 경찰서로 몰려가 거센 항의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과 충돌했고, 시위 참가자 9명이 체포됐다. 논란이 커지자 전날 경찰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케이스 풍이 소지했던 레이저 포인터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그의 체포를 정당화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경찰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레이저 시위에 참여한 존(40)은 “경찰이 ‘공격용 무기’라고 생각한다는 이유만으로 레이저 포인터를 지닌 사람을 체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케이스 풍이 레이저 포인터로 누군가를 공격하려고 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전날 홍콩 법조계 종사자 3,000여 명은 센트럴 지역의 홍콩대법원에서 애드머럴티에 있는 법무부 건물까지 ‘침묵 행진’을 하면서 송환법 철폐를 요구하고 최근 시위 대처 과정에서 사법당국의 행태를 비판했다.
법조계 출신 야당 의원인 데니스 궉은 “무고한 시민을 공격한 사람들은 기소하지 않으면서 시위에 참여한 젊은이들은 폭동 혐의로 기소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는 지난달 21일 밤 발생한 ‘백색테러’ 혐의로 체포된 24명 중 단 한 명도 기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대만 무더기 기소한 것을 비판한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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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공산당하는짓 뻔하지. 민주화적인 홍콩자치정부 가만히 둘까요? 중국은 두나라입니다, 공산 중공, 그리고 민주 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