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폄하하는 내용의 외교 문서를 본국에 보고한 사실이 드러난 킴 대력 주미 영국대사가 10일(현지시간) 끝내 사의를 밝혔다. 영국 정부는 당초 미국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대력 대사의 경질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세게 그를 비판하면서 이번 사태가 미·영 간 외교 갈등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스스로 물러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력 대사가 ‘현 상황에서 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사임 의사를 전해 왔다”고 발표했다. 대력 대사는 사직서에서 “대사관에서 (트럼프 미 행정부를 평가한 내부 보고용) 공문서가 유출된 후 내 입장과 잔여 임기를 두고 많은 추측이 있었다. 이제 그 추측을 끝내고 싶다”면서 “내 임기는 올해 말까지지만, 지금 책임감 있는 행보는 신임 대사의 임명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힘들었던 며칠 동안 지지를 해 준 영국과 미국의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 그들은 내게 두 나라 사이의 우정과 긴밀한 유대 관계를 일깨워 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앞서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 6일 대럭 대사가 2017년부터 최근까지 본국 외무부에 보낸 이메일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대럭 대사는 보고서에서 “백악관은 유례없이 고장 난 상태”라며 “트럼프 대통령 치하에서 분열돼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서툴다” “무능하다” “불안정하다”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은 물론, 지난 대선 당시 러시아 측과의 공모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경력이 불명예스럽게 끝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력 대사를 “더 이상 상대하지 않겠다”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며 사실상 사임을 요구했다. 지난 9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영국이 미국에 떠맡긴 이상한(wacky) 대사는, 우리를 황홀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매우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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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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