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 길목 ‘진짜와 가짜’ ‘미래와 과거’ 논쟁
▶ 바른미래, 유승민계 원내대표 선출 ‘출렁’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내년 4월 총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진짜와 가짜’ ‘과거와 미래’ 논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국민 속으로 민생 투쟁 대장정’이란 타이틀로 먼저 시작한 현장 방문에 대해 15일 ‘가짜’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인 박홍근 의원은 “한국당이 주장하는 소위 ‘민생 투쟁 대장정’은 대권을 위한 장정이며, 자기들만의 밥그릇 투쟁 대장정”이라고 깎아내렸다. 황 대표의 현장 방문이 장외투쟁과 연관돼 있는 점을 들어 ‘총선과 대권 행보’라고 비판한 것이다. 황 대표는 지난 7일 부산에서 민생 투어를 시작해 부산·경남과 대구·경북을 거쳐 충청권을 순회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진짜 민생 대장정’ 이름으로 출정식을 가진 뒤 서울 당산동의 피자 체인점에서 첫 행사를 가졌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출정식에 참석해 “을지로위원회와 민생연석회의가 우리 사회에서 어려움에 처한 분들에게 위로와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피자 체인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가게 주인들은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 문을 닫은 동료들이 많다”고 말하는 등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나 여당 지도부는 간담회에서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 전혀 해법을 제시하지 못해 ‘진짜 대장정’이 맞느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야권에선 “여당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처럼 ‘내가 하면 진짜, 남이 하면 가짜’라는 ‘내진남가’식 행태를 보이는 것은 지나치게 독선적”이라고 반박했다.
여권은 또 ‘과거 대 미래의 대결’이란 총선 프레임도 준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양정철 민주정책연구원장은 지난 14일 “내년 총선은 싸우는 정당이냐 일하는 정당이냐, 과거로 가는 정당이냐 미래로 가는 정당이냐, 이념에 사로잡힌 정당이냐 실용을 추구하는 정당이냐에 대한 선택일 것”이라고 정리했다. 민주당을 ‘미래’로 설정하고, 한국당을 ‘과거’로 깎아내리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3년차를 맞아 지난 13일 처음 가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세상은 크게 변하고 있지만 정치권이 과거에 머물러 있어서 매우 안타깝다”면서 야당을 겨냥한 것과 비슷한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적폐 청산’을 기치로 전(前) 정권과 야당의 과거를 따지던 여권이 ‘미래’로 옷을 갈아입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치권을 선악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발상은 상대를 사라져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게 된다. 이는 국론 분열과 무한 대립 정치를 낳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내가 하면 진짜, 남이 하면 짝퉁이라는 독선·독주 행태로는 미래를 위한 상생 정치와 국회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면서 “여야가 모두 상대의 존재를 인정한 뒤 대화와 타협의 협치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 정치학자는 “여야가 민생 현장을 방문하는 이벤트 경쟁에 그치지 말고 원내에서 정책 대안을 만들고 입법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5일 실시된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바른정당 출신의 오신환 의원이 출석 의원 과반 득표로 국민의당 출신의 김성식 의원을 제치고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돼 눈길을 끌었다. 유승민계인 오 의원은 투표에 참여한 의원 24명 중 15명 이상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전 대표계와 안철수 전 대표계의 지원을 받은 오 의원이 호남계의 지지를 받은 김 의원을 누른 것이다.
오 원내대표는 그동안 바른미래당을 포함한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관련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패스트트랙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오 원내대표는 손학규 대표의 대표직 즉각 사퇴와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 중심의 새 지도체제 구성을 주장하고 있어서 손 대표의 거취 결정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오 원내대표는 본래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출신이어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내부의 중도보수 세력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통합 또는 연대를 추진할지 여부에도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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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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