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도소 앞서 “석방하라” 시위, 반대파는 ‘부패척결 축하’로 맞불

【올린다( 브라질) = AP/뉴시스】 브라질도시 올린다의 카니발에서 사람들이 거대한 정치인들과 유명인사들의 인형을 준비해놓고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맨 왼쪽부터 보우소나루 대통령, 비틀스의 인형들이 보인다.
브라질의 전 대통령 루이스 아나시우 롤라 다 시우바가 수감된 교도소 앞에서 7일 수감 1주년을 기념하려는 수 천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룰라를 석방하라!"고 연호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반대파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부패정치의 척결을 축하하며 룰라를 비롯한 거물 정치인들을 투옥한 것을 오히려 축하하는 집회를 열어 대조를 이뤘다.
룰라 다 시우바 전대통령은 지난 해 4월 12일 부패와 돈세탁 혐의로 12년 형을 선고받고 투옥되었다. 검찰은 그가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와 관련된 이익이 많은 공사를 건설회사에 맡기는 조건으로 해변가의 아파트 한 채를 받은 혐의로 기소했다. 올 3월에는 법원이 12년 징역형을 추가 선고해서 다 시우바의 형량은 2배 가까이로 늘어나게 됐다.
룰라와 그의 노동당은 시종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며 사법부와 정적들이 야합해서 그가 다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감금하고 박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룰라의 투옥은 브라질 국민의 극단적인 양분화 현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중심적 사건이다. 지지자들은 그가 빈민을 위한 정치를 펴온 투사로 정치범이 되어있다고 믿고 있으며 중상위층 보수 파들은 부패한 대통령으로 마땅한 형을 치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 치러진 대선에서 다 시우바 대신에 노동당 후보로 출마한 페르난도 아다드 후보가 극우파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에게 패배하면서 사태는 더 악화되었다.
7일 다 시우바가 갇혀있는 연방경찰서 구치소 앞의 지지자 집회에 나온 아다드는 국민들이 애칭으로 불러운 '룰라'를 연호하면서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브라질의 정치 엘리트들이 최악의 브라질인을 대통령에 앉히고 최고의 대통령을 감옥에 넣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고 비난했고 "토지없는 노동자 운동"을 이끄는 좌파 정치인 주앙 페드루 스테딜레는 "룰라는 부르주아들에게 납치되어 갇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위에 참가한 베스 도리(65)는 룰라의 체포는 부당하다며 "저들이 이런 짓을 한 것은 지금처럼 사회보장법이나 노동자의 권리에 관한 법을 개악하려고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동당이 패배한 뒤로 빈민층의 고통을 더 하고 있는 인기없는 긴축정책을 언급한 것이다.
하지만 이 날 리우데자네이루의 휴양 명소 코파카바나 비치 등 부유층 지역에서는 룰라의 투옥을 축하하고 계속적인 구금을 지지하는 '부패와의 전쟁 ' 축하파티가 벌어졌다. 확성기를 장착한 차량에서는 " 오늘은 룰라가 도둑질을 하지 못한 1년을 기념하는 날이다"라고 외쳤고, 군중은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은퇴한 농업인 호세 엘리아스(67)는 "룰라가 투옥된지 1년이 돼서 기쁘다. 그 동안 그와 노동당은 좌파의 엉망인 정책들과 부패로 이 나라를 망쳐놓았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일명 "세차 작전"이란 대규모 비리 척결 수사로 주요 정치인들의 뇌물사건을 파헤쳐 투옥했고 그 가운데 룰라 다 시우바는 가장 표적이 되었던 유명 정치인이었다.
축하 집회에 모인 사람들은 부패한 대법관들과 남은 비리 정치인들을 모두 감옥에 넣으라며 부패한 법원이 투옥된 사람들을 석방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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