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인투표 힘들자 후퇴, EU 수용땐 5월 말께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시기 추가 연기를 유럽연합(EU)에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메이 총리 요청을 EU가 받아들일 경우 브렉시트 시기는 5월 중순 이후로 미뤄지게 된다.
메이 총리는 또 혼돈의 브렉시트 정국을 풀기 위해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와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오랜 교착상태 끝에 메이 총리가 한발 물러서는 ‘타협의 정치’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메이 총리는 2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끝나지 않는 논쟁을 보면서 일각에서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합의 하에 EU를 떠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는 다만 가능한 한 단기 연기를 바라며, 오는 5월22일 이전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돼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기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EU는 영국 하원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할 경우 브렉시트 시한을 당초 예정됐던 3월29일에서 5월22일로 연기해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승인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4월12일 ‘노 딜’ 브렉시트를 하는 방안과 5월 23일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는 대신 ‘장기 연기’를 하는 방안도 선택지로 열어뒀었다.
그동안 리더십 부재, 정치력 실종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메이 총리는 코빈 노동당 대표에게 손을 내밀었다. 정부가 한 발짝 물러서 양쪽이 모두 동의할 만한 타협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미 총리 합의안은 세 차례 모두 하원에서 부결됐다. 이에 의원들이 나서 여러 선택지를 두고 찬반 투표를 진행하는 ‘의향투표’로 대안을 찾고자 했으나, 이 역시 두 번 다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메이 총리와 코빈 대표가 합의에 성공할 경우 ‘소프트 브렉시트’ 결론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노동당은 EU 관세동맹 영구 잔류와 단일시장 유지 등을 요구해왔다. 메이 총리가 코빈 대표와의 대화에 나서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결국 그의 이런 주장을 일부 수용한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신들은 메이 총리가 ‘관세동맹 잔류 불가’라는 기존 입장에서 약간 물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디언은 메이 총리와 코빈 대표가 합의안 도출에 성공할 경우 “(의회 통과 가능성은) 꽤 높을 것” 전망했다. 다만 “메이 총리가 (코빈 대표에게) 얼마나 굽히고 들어갈 의사가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이 총리의 입장 선회에 대해 가디언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정 파트너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과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의원들의 격렬한 반대가 계속되는 탓에 정부 합의안에 대해 네 번째 승인투표를 연다고 한들, 가결이 힘들다는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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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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