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성산과 통영·고성 등 경남 두 곳에서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3 보궐선거가 한국시간 3일 실시된다. 이번 보선은 ‘미니 선거’이지만 승패 결과는 내년 4월 총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여야의 정국 주도권 향배와 당 지도부 거취에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노동자가 많이 거주하는 경남 창원 성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정의당의 단일 후보인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MBC경남 의뢰를 받아 지난달 26∼27일 창원 성산 거주 유권자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 결과 여영국 후보는 44.8%, 강기윤 후보는 35.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어 민중당 손석형 후보 8.4%,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 3.4%, 대한애국당 진순정 후보 1.7%, 무소속 김종서 후보 0.7%로 집계됐다.

리얼미터가 MBC경남 의뢰를 받고 지난달 26∼27일 통영·고성 거주 유권자 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3%포인트)에서는 한국당 정점식 후보 57.2%, 민주당 양문석 후보 29.7%, 대한애국당 박청정 후보 5.3% 순이었다.

이 같은 판세가 막판까지 그대로 이어지면 범여권과 한국당이 1대1 무승부를 기록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투표율, 고가 건물 매입 논란에 따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사퇴와 장관 후보자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사전 인지 여부 논란으로 번진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성 접대 의혹 등 막판 변수에 의해 판세가 요동치고 있어서 저울추가 한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과 정의당은 ‘힘 있는 여당을 통한 지역 발전’과 ‘노회찬 정신’을 내세우며 막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문재인정부의 경제 실정과 장관 인사 실패를 부각시키면서 ‘정권 심판론’을 기치로 내세웠다. 바른미래당은 “거대 양당이 싸우는 정치를 걷어내자”며 중도층을 공략하고 있다.

이번에 범여권과 한국당이 1승씩 나눠갖게 된다면 정국 주도권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당이 2승을 거두게 된다면 정국 주도권은 여권에서 야당으로 바뀌게 될 뿐 아니라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리더십은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은 상처를 입게 된다. 범여권과 보수 야당이 각각 통합을 시도하는 정계 개편도 앞당겨질 개연성이 있다.

반면 한국당이 2패를 당한다면 여권이 정국 주도권을 강화하게 되고, 황교안 대표는 패배 책임론으로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게 된다. 정의당이 창원 성산에서 승리한다면 세력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지만, 만일 패배한다면 당의 입지가 위축되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창원 성산에서 바른미래당이 괜찮은 성적을 거둔다면 손학규 대표는 체면을 살릴 수 있지만 10% 미만의 득표율을 기록하게 된다면 손 대표 사퇴론도 거론될 수 있다.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