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비아에 내려주겠다”에 108명이 터키 유조선 점거
▶ 몰타로 향하다 진압당해
지중해에서 침몰 직전에 빠졌다가 상선에 구조된 아프리카 난민들이 도리어 그 배를 납치했다. 물에 빠진 사람 구조했다가 뺨까지 맞은 상황에 처한 유럽 국가들은 공교롭게도 같은 날 자체적으로 실시하던 지중해에서의 난민 구조작전을 중단했다.
AP통신과 가디언에 따르면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리비아 해안 인근에서 터키 국적 유조선 ‘엘히블루 1호’가 난민과 이주민 108명을 구조한 뒤 이들에게 납치됐다고 밝혔다. 난민들은 이 선박이 자신들을 구조하고 리비아 트리폴리 항구로 향하자 항구에서 불과 6해리(약 11km) 떨어진 지점에서 배를 납치하고 선수를 북쪽 몰타 방면으로 돌렸다.
선장은 납치 이후 “난민들로부터 몰타로 이동하라는 위협을 받고 있다”며 몰타 당국에 구조를 요청했다. 몰타 경비정은 이튿날 오전 영해로 진입하려는 이 배를 멈춰 세웠고, 특수작전부대가 투입해 선박 점거에 성공했다. 모든 선원과 난민들은 몰타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선박에 탑승한 난민과 이주민은 어린아이를 포함해 남성 77명, 여성 31명이라고 몰타 현지언론이 전했다.
앞서 납치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에서 강경 난민 정책에 앞장서고 있는 살비니 부총리는 이들을 “난민이 아닌 해적”이라고 규정하고 강력 규탄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그들은 망원경으로만 이탈리아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선박의 이탈리아 항구 정박을 불허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몰타군 대변인도 엘히블루 1호의 이동경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몰타 입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조된 아프리카 난민들은 ‘리비아에 내려주겠다’는 말을 듣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에 따르면 이주민들은 리비아에서 살인, 장기밀매, 감금, 고문, 강간 등에 일상적으로 노출돼 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 등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출신 대다수는 지중해를 건너기 위해 리비아를 경유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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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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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주고 뺨 맞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