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관계 몰카’정준영 구속
▶ “벌금형 등 약한 처벌 문제”
외국 언론도 주목한 ‘몰카 한국’
요즘 한국에서는 ‘모텔 몰카’가 일반 국민의 사생활을 심각히 침해하는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숙박업소들에 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 1,600여 명의 사생활을 촬영하고 생중계한 일당이 붙잡혔기 때문이다. 또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유통한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30)이 21일 구속됐다. 외신들은 두 사건을 소개하면서 몰카에 쉽게 노출되는 한국의 풍경을 상세히 보도했다.
우선 모텔 등 숙박업소 객실에 1㎜ 크기의 초소형 렌즈가 있는 카메라를 몰래 설치해 투숙객들의 사생활을 촬영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중계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박모(50)·김모(48)씨를 구속하고, 범행을 도운 임모(26)·최모(4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박씨 등은 지난해 11월24일부터 올 3월3일까지 영남·충청권 10개 도시에 있는 30개 숙박업소 42개 객실에 무선 인터넷 프로토콜(IP) 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 1,600여명의 사생활을 촬영하고 이를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생중계한 혐의를 받는다.
주범 박씨는 작년 6월부터 객실을 단시간 ‘대실’하는 수법으로 숙박업소를 돌며 객실 내 TV 셋톱박스, 콘센트, 헤어드라이어 거치대 등 내부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어 11월 하순부터는 외국에 서버를 둔 사이트를 만들어 투숙객들의 영상을 실시간 중계했다.
박씨 등은 작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불법 촬영 영상물 803건을 제공하고 유료 회원들로부터 700여 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숙박업소 촬영물을 생중계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성관계 몰카’를 불법적으로 촬영·유통한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이 21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부장판사는 이날 정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연 뒤 “범죄 사실이 상당 부분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정준영은 그룹 ‘빅뱅’ 멤버 승리 등과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 등에 불법 촬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2015년 말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의 성 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동영상과 사진을 지인들과 수차례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도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부산에서는 현직 경찰관이 즉석만남으로 알게 된 여성을 모텔로 데려가 불법 촬영을 하다가 현장에서 붙잡히기도 했다.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몰카 사건 파문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CNN 방송은 20일 ‘많은 호텔 투숙객이 몰래 촬영되고 이 내용이 온라인으로 바로 중계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범행 수법과 피해 규모 등을 설명했다.
영국 BBC 방송도 “피의자들이 유료 고객에게만 전체 영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불법 촬영물을 유포했다”면서 이들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10년의 징역형과 벌금 3천만원을 선고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BBC 방송은 “한국에서는 2012년 2,400건의 불법 촬영이 신고됐지만, 2017년에는 6,000건 이상으로 치솟았다”며 몰래 카메라가 성행하는 한국의 현실을 꼬집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가수 정준영이 승리와 함께 있는 모바일 채팅방에서 여성의 동의 없이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함께 전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한국에서 몰래 카메라 문제가 급증하고 있지만 범죄자는 가벼운 벌금을 물거나 아예 처벌받지 않고 있다”면서 약한 처벌 문제를 지적했다.
외신들은 이어 “지난해 서울에서 여성 수천 명이 미투(MeToo) 운동의 일환으로 ‘몰래카메라’와 ‘리벤지 포르노’(복수 목적으로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한 성관계 영상) 근절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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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 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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