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고위급 회담을 외면하며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였지만, 정상회담이 결렬 위기로 내몰리자 황급히 움직이며 합의 성사에 매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으로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담판에서 제재 해제의 성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과적으로 상황을 오판했던 셈이다.
미국 CNN방송은 6일(현지시간) 하노이 정상회담에 정통한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모욕과 마지막 시도’라는 제목의 회담 막전막후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던 폼페이오 장관은 정상회담 전날인 지난달 26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나려고 했으나 몇 시간을 기다리다가 좌절한 채 잠자리에 들었다고 한다. 수주간의 실무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아 북한이 협상을 타결지을 의지가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막판 고위급 회동을 제안했지만 북한이 거부했다는 것이다.
정상회담 이틀째였던 28일 상황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문 채택 없이 회담 장소인 메트로폴 호텔에서 떠나려 할 때,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미 대표단에 황급히 전달했다. 북한의 마지막 메시지는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을 진전시키려는 시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영변 핵 시설에 대한 미국의 포괄적인 정의에 공감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미국은 “분명히 해달라”고 요구했고 최 부상은 서둘러 되돌아갔다. 최 부상이 가져온 김 위원장의 대답은 “그곳에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 대표단은 전혀 감명을 받지 않았고 협상 재개를 원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애초 영변 ‘플러스 알파’를 원했던 미국으로선 영변 핵 시설 폐기 범위를 두고서도 북한과 실랑이를 벌이다 노딜로 방향을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영변)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야 했다”며 “우리가 발견한 다른 것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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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송용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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