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28일 아무런 합의 없이 결렬되자 청와대는 당혹스러워하면서 “아쉽지만 대화 지속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여야 정치권은 겉으론 “안타깝다”고 비슷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속내와 셈법은 분명히 달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호텔에서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은 채 각각 숙소로 복귀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양측은 미래에 만날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 선언’이 불발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 간에 인식 차가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 대북 제재 대폭 완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은 ‘핵 탄두, 핵무기와 미사일 폐기 등 과감한 비핵화 조치 없이 제재 완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회담 결렬 직전 브리핑을 통해 남북 대화 본격화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미북 정상회담 결과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브리핑 후 30분도 안 돼 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청와대 관계자들은 “몇 시간 만에 분위기가 이렇게 바뀔 수 있느냐”며 안타까워했다. 회담이 결렬되자 김의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오늘 미북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룬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미국과 북한의 활발한 대화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미북 정상회담 결렬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기대했던 ‘하노이 선언’ 도출 실패에 실망과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한반도 평화체제로 가는 길에서 희망을 버릴 때는 아니라고 말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진전 없었던 회담이 안타깝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조속한 회담 재개를 기대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좋은 결과를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미북 양국이 하노이 선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추후 회담을 통해 타결에 이르길 기대하고 희망한다”고 밝혔다. 회담 성공을 한껏 기대했던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결렬 소식을 듣고 난처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이번 회담만 하고 끝날 것은 아니니까”라고 말했고, 이해식 대변인은 “허탈하다. 그렇죠?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날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가안보특위-북핵외교안보특위 연석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로드맵이 있기를 기대했는데 결국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됐다”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그동안 우리 정부가 장밋빛 환상만을 이야기했다”며 “실제 북핵 상황이 얼마나 엄중한지 우리의 현실을 명확히 보여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북가 정상 차원에서 서로 입장을 확인하고 구체 사항을 협의한 만큼 후속 협의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해서 그 결과를 알려주는 등 적극적 중재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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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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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5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한국은 이제 친일파와 빨갱이 이렇게 둘만 존재한다. 문재인과 민주당이 만든 프레임이다. 당신은 어디에 속하나?
문재인 정부의 행보에 따라 남한은 지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의 돌파구가 오로지 문재인과 시진핑 밖에 없네요. 어디서 더 삥을 뜯어야하나 고심할겁니다. 벌써 코스피가 내려가지요. 김정은 은 전쟁없는 적화를 꿈꾸겠지요. 남한에서 엄청난 일들이 생길것같은 예감.
적극적 중재 역할을 해달라는 말을 진짜 했다고 믿을수 있을까??
김정은과 문재인의 업적, 하노이의 회담에서 진실과 거짓은 들어 났다. 북한 핵 포기라는 환상을 갖고 있는 문재인정부,이들은 하루 속히 헛꿈에서 깨어나기 바란다.
아주 작은 규모의 상인들도 장사가 잘 될 경우와 안 될 경우를 대비하고 소규모 농사를 짓는 농부들도 가뭄과 홍수를 염두에 두는 데 국가의 중요한 정책들 마다 낙관도 아닌 희망사항으로 운영하다 보니 한치 앞도 예측 못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