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장소를 두고 미중 양국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무역 갈등을 담판짓기에 앞서 자국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상황과 조건을 갖추기 위한 일종의 힘겨루기이자 자존심 대결이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1일 트럼프 대통령 참모진이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해 다음 달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시 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을 2017년 4월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가진 바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된 건 아니고 심지어 양국 정상 간 만남 자체도 확정된 건 아니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반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중국이 내달 26~29일 하이난성에서 열리는 보아오 포럼을 전후해 양국 정상 간 만남을 미국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에는 전 세계의 정계·재계·학계의 지도급 인사 2,000여명이 참석해 글로벌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이달 말로 추진됐다가 연기된 미중 정상회담이 가까스로 재개될 가능성은 커졌지만 장소를 두고는 이처럼 미중 양국이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상회담 장소가 엇갈린다는 질문에 “중국은 미국과 여러 방식으로 밀접하게 연락하고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구체적인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회담 개최를 암시하면서도 극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 것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 장소는 매번 관심을 모았지만 이번엔 그 의미가 특히 커 보인다. 무엇보다 미중 양국이 사실상의 글로벌 패권 경쟁의 성격을 지닌 무역전쟁을 매듭짓는 자리라는 점에서다. 미국이 염두에 두고 있는 마라라고 리조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소유여서 친밀감을 강조하는 의미도 있지만 동시에 ‘트럼프 천하’를 부각시키는 메시지일 수 있다. 중국이 보아오포럼을 전후해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하려는 건 세계 주요 인사들에게 중국의 위상을 한껏 높이는 효과를 기대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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