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즈볼라, 보건장관 등 장관직 3개 차지…미국 정부는 우려

하리리 레바논 총리[AP=연합뉴스 자료사진]
중동국가 레바논에서 진통 끝에 구성된 새 내각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레바논의 새 내각은 2일(현지시간) 수도 베이루트 인근 대통령궁에서 미셸 아운 대통령과 사드 하리리 총리, 장관 30명이 참여한 가운데 첫 회의를 열었다고 레바논 매체 데일리스타,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하리리 총리는 장관들에게 "모든 분야에서 우리가 내려야 할 어려운 결정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새 내각은 조만간 경제 침체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정책 방향을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레바논 정파들은 지난달 31일 오후 내각 구성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5월 의회 총선거가 치러진 뒤 정파 간 이견으로 난항을 겪다가 약 9개월 만이다.
이번 연립내각에서는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영향력이 확대됐다.
헤즈볼라는 보건장관을 비롯해 장관 3명을 지명했으며 이는 기존 2명에서 1명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헤즈볼라와 그 동맹은 9년 만에 치러진 레바논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승리했다.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때 창설된 뒤 레바논 국민 사이에서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입법부에 이어 행정부에서도 헤즈볼라의 영향력이 커지자 이란과 맞서는 미국 정부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 1일 레바논의 새 내각 구성과 관련, "우리는 새 정부가 부처들의 자원과 서비스를 헤즈볼라에 제공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헤즈볼라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테러리스트자금추적센터'(TFTC)는 작년 5월 헤즈볼라 내 서열 1, 2위인 하산 나스랄라 최고지도자와 나임 카셈 부총재에 대한 금융제재를 발표했다.
또 지난해 미국은 이란과 2015년 맺었던 핵 합의에서 탈퇴한 뒤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미국은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기 때문에 친이란 세력인 헤즈볼라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현 하리리 총리는 이슬람 수니파 정당을 이끌고 있고 헤즈볼라와 달리 서방국가에 우호적인 지도자로 평가된다.
레바논은 이슬람교와 가톨릭, 그리스정교 등 여러 종파가 복잡하게 얽힌 '모자이크 국가'로 독특한 정치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대통령은 종파 간의 권력 안배를 규정한 헌법에 따라 기독교계 마론파가 맡고 총리와 국회의장은 각각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몫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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