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탈레반, 도하서 협상… 美특사 “핵심 쟁점서 중요한 진전”

2009년 3월 13일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주재 미국 특사가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자료사진]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레반이 18개월 이내에 현지에 주둔 중인 외국군을 철수시킨다는 내용이 담긴 평화협정 초안에 합의했다고 탈레반 측 소식통이 전했다.
27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주재 미국 특사는 지난 20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 대표단과 회담을 진행해 왔다.
로이터 통신은 탈레반 관계자를 통해 입수한 초안에 18개월 이내에 미군을 비롯한 외국군을 철수시킨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 당국과 탈레반이 실제로 이러한 내용에 합의했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양측은 회담을 마무리한 뒤에도 공동성명을 내지 않았다.
할릴자드 특사는 트위터를 통해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조만간 후속 회담이 열릴 것이라면서 "이번 회담은 과거보다 더 생산적이었다. 우리는 핵심 쟁점들과 관련해 중요한 진전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논의돼야 할 쟁점이 여럿 남아있다면서 "모든 것이 타결되기 전에는 아무것도 타결된 것이 아니다. 모든 것에는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직접 대화(intra-Afghan dialogue)와 포괄적 정전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외국군 철수 등 사안에서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이슬람 군주국(Islamic Emirate·탈레반이 자신을 지칭하는 명칭)의 방침은 명확하다. 아프가니스탄의 외국군 철수 문제가 합의되기까지 다른 문제에선 진전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평화를 추구하며 아프가니스탄이 국제 테러리즘을 위한 공간이 되지 않도록 막고 군대를 귀국시키는데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번 회담에서 아프가니스탄이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 등 국제테러조직의 거점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확언했다.
또, 정전을 준비하기로 했지만 정전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고 아프간 정부와의 회담은 휴전 이후 시작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미국 측도 이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당국과 탈레반은 내달 카타르 도하에서 재차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1만4천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를 벌인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을 인도하라는 요구를 당시 집권세력이었던 탈레반이 거부하자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5년간 유지했던 정권을 내놓게 된 탈레반은 아프간 곳곳에서 정부군과 나토 등 연합군을 상대로 20년 가까이 내전을 벌여왔다.
내전 종식을 위한 회담도 여러 차례 이뤄졌지만, 탈레반이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며 아프간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해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작년 중반부터 미국이 탈레반과 직접 협상에 나서면서 평화정착 관련 움직임에 탄력이 생긴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미군이 철수할 경우 아프가니스탄에서 심각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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