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의회, 합의안 통과 EU·나토 가입 발판 마련

그리스 국기를 든 그리스 시위대들이 마케도니아 명칭 사용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그리스와 이웃한 발칸반도의 나라 마케도니아의 국호가 ‘북마케도니아’로 공식 변경됐다.
그리스 의회는 25일 오후(현지시간) 이웃 나라와 작년에 체결한 마케도니아 국호 변경 합의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고 로이터,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거센 반대 여론 속에 당초 예상보다 하루 늦게 실시된 이날 투표에서는 재적 의원 300명 가운데 153명이 찬성표를 던져 비준에 필요한 과반을 가까스로 넘겼다.
양국 의회의 비준 완료로 합의안이 발효됨에 따라 마케도니아라는 명칭을 둘러싸고 30년 가까이 앙숙 관계를 이어 온 양국은 해묵은 갈등에 정식으로 종지부를 찍고 관계 정상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마케도니아를 구 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공화국(FYROM)의 약자를 따 ‘FYROM’으로 칭해온 그리스는 1991년 옛 유고 연방에서 마케도니아가 독립한 뒤 국호 문제로 반목해왔다.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라는 명칭이 알렉산더 대왕의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 중심지였던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이자, 알렉산더 대왕에 대한 자부심이 큰 그리스의 역사와 유산을 도용하는 것이라고 여기며 이웃 나라를 인정하지 않아 왔다.
그리스와의 갈등을 풀기 위해 원래 나라 이름에 방향을 나타내는 수식어를 달게 된 북마케도니아는 숙원이던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조란 자에브 마케도니아 총리는 작년 6월 마케도니아가 국명을 ‘북마케도니아’로 변경하는 대신, 그리스는 마케도니아의 EU와 나토 가입을 더 이상 막지 않기로 하는 역사적인 합의안에 서명했다.
민족주의 성향의 정당이 집권하던 기간에 국명 변경에 완강히 저항하던 마케도니아는 지난 11일 국호 변경안 등을 담은 헌법개정안을 의회에서 아슬아슬하게 승인하고 공을 그리스 측으로 넘긴 바 있다.
그리스 국민 대다수는 치프라스 총리가 마케도니아의 국호 변경 합의 과정에서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고 여기고 있어, 그는 오는 10월로 예상되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부담을 안은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밤 그리스 스카이 TV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합의안에 찬성하는 사람은 27%에 그친 반면, 반대하는 여론은 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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