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못 만날 이유 없다”는 청와대 해명에 야당 “코미디… 장성 인사개입 의혹”
문재인정부가 6급인 김태우 검찰 수사관과 5급 공무원이었던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내부 폭로로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이번에는 4급 청와대 행정관의 인사 자료 분실과 부적절한 처신이 전해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군 장성 인사 자료를 분실한 청와대 행정관이 분실 사고 당일 외부에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불러내 만났으며, 이 자리에는 장성 진급 대상자도 동석한 사실이 뒤늦게 7일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2017년 9월 당시 청와대 인사수석실 정모 행정관은 토요일 오전 국방부 근처의 한 카페에서 김 총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청와대 안보실에 파견된 육군 대령인 심모 행정관도 함께 했다. 김 총장은 “정 행정관이 육군 인사 절차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싶다며 만남을 요청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4급 청와대 행정관이 장관급인 육군 최고 책임자를 불러낸 것이다. 세 사람이 만난 9월은 장성급 인사 절차가 진행되던 시기로 참모총장이 청와대 인사 관련 행정관과 만난 것이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 장성 진급 대상자에 대한 검증은 민정수석실 업무로 정 행정관의 고유 업무도 아니었다. 이날 만남에 동행했던 심 행정관은 같은 해 12월 준장으로 진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정 행정관은 김 총장을 만난 뒤 군 인사 자료가 든 가방을 분실해 대기발령 조치된 후 의원 면직됐다. 정 행정관은 분실 사실을 신고하며 “청와대 안보실 및 군 관계자와의 외부 회의를 위해 나간 것”이라며 “차를 타고 가다가 담배를 피우려 주차하고 (차 안에) 자료를 뒀다가 잃어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군 인사 자료를 분실한 청와대 행정관이 당시 육군참모총장을 만난 것과 관련해 “행정관이 참모총장을 못 만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4급 행정관이든 인사수석이든 똑같이 대통령의 지침을 받아 수행하는 비서”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분실된 문서는) 공식 문서가 아니고 해당 행정관이 임의로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군 인사 자료를 분실한 청와대 행정관이 분실 당시 육군참모총장을 외부에서 따로 만난 사실이 드러나자 청와대의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청와대 비서실이 부처 책임자들을 직접 지휘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자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들도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참모총장을 개인적으로 만나 인사 문제를 상의한 것은 인사 절차를 무시한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청와대 행정관의 위세가 그렇게 강한 건지 모르겠다”며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행정관이 오라고 하니 육군참모총장이 달려가는 등 비상식적 일들이 청와대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참모총장 위에 행정관”이라고 비난했다. 야당은 또 “사실상 군사 기밀인 인사 자료를 분실한 것은 심각한 문제이므로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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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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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저래서 정신차려 대통령 뽑아야지
저 사건이 박근혜 대통령 때였다면 광화문 난리가 났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