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무부담 확대·물가상승 등 뒤섞인‘리스크 칵테일’ 직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건물.[AP]
빈곤한 국가들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4차례 금리를 올린데 이어 내년에도 2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함에 따라 저개발국의 생활 수준이 낮아질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그 시발점으로 자본 이탈이 거론된다. NYT는 과거 금리가 ‘제로’에 가깝던 시절 고수익을 찾아 위험한 국가들에 들어간 돈이 FRB의 금리 인상 여파로 미국 등 안전한 국가로 이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의 주식·채권시장에 유입된 글로벌 투자자금은 3,150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FRB가 분기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한 영향으로 10월까지 그 규모가 1,050억달러에 그쳤다.
터키, 아르헨티나,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모두 통화가치 급락을 겪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에 다 들어온 달러화 자본까지 이탈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NYT는 생활 수준 저하의 사례로 세계은행 추산 인구 20%가 하루 1.90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인도를 들었다. 인도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둔화하더라도 7%를 훌쩍 넘고 인플레이션도 4% 미만으로 지표상에는 위기감이 없다.
그러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 이탈로 가계와 기업은 이면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인도가 수출보다 수입이 많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그 악영향은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통화가치 하락 때문에 기업의 비용이 조금이라도 증가할 때마다, 기업이 조금이라도 고용을 줄일 때마다 인도 빈곤층의 고통도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는 석유의 80%를 수입하고 석유는 달러화로만 거래된다는 점 때문에 추가로 고통 받는다. 인도 루피화의 가치가 떨어진 만큼 기름값이 비싸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떨어지긴 했으나 올해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루피화가 10% 떨어졌을 때 인도의 핵심 산업인 석유화학 산업의 비용은 크게 증가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인도는 글로벌 금리 재조정의 악영향에 매우 취약한 국가”라고 말했다. 한 인도 농부 비크람 싱은 목화 농사로 먹고사는데 1만2,900㎞ 떨어진 워싱턴DC에 있는 사람들이 결정한 미국 기준금리 인상 때문에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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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비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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