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렉시트 합의안 관련, 불신임 위기 일단 넘겨

12일 영국 보수당 신임투표에서 재신임을 받은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날 총리 관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신임투표에서 승리하면서 일단 집권 보수당 내 분열을 수습하고 당 대표 및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보수당 하원의원 317명은 이날 오후 의사당에서 열린 신임투표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를 당 대표로 신임하는가’를 놓고 찬반 투표를 벌였다.
투표 결과 찬성 200표, 반대 117표로 메이 총리는 83표차 승리를 확정했다.
앞서 영국 보수당은 이날 오후 6∼8시 하원에서 메이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를 실시했다.
보수당 당규에 따르면 하원에서 확보한 의석(315석)의 15%, 즉 의원 48명 이상이 당 대표 경선을 관할하는 ‘1922 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에게 대표 불신임 서한을 제출하면 신임투표가 열리게 된다.
보수당은 지난해 조기총선에서 317석을 확보했지만 성추문 의혹이 제기된 의원 2명의 의결권을 제한하면서 315석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번 신임투표를 앞두고 2명을 다시 복귀시키면서 이번 신임투표에는 모두 317명이 참여했다.
앞서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메이 총리가 유럽연합(EU)과 맺은 브렉시트 합의안, 그중에서도 ‘안전장치’(Backstop) 방안에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불신임 서한을 제출했고, 결국 신임투표로 이어졌다.
영국과 EU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내용을 브렉시트 합의안에 담았다.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그러나 ‘안전장치’가 일단 가동되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어 EU 관세동맹에 계속 잔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보수당 당 대표 신임투표에는 소속 하원의원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데, 여기서 투표 참가자의 과반의 지지를 확보하면 당 대표직을 계속 수행하게 된다.
또 1년 내에는 다시 신임투표를 할 수 없다.
이번 신임투표에서 승리하면서 메이 총리는 내년 12월까지 불신임 위협 없이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당장 13∼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 EU 수뇌부 및 회원국 정상들을 만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수정을 시도할 계획이다.
다만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가 마무리되면 당 대표 및 총리직을 사임할 가능성이 크다.
메이 총리는 신임투표에 앞서 ‘1922 위원회’ 평의원 모임에 참석, 지지를 호소하면서 2022년 예정된 총선 이전에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당 한 의원은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리가 2022년 총선까지 당을 이끌 계획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그동안 보수당을 이끌고 2022년 총선에 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총리실 대변인 역시 메이 총리가 당이 원하는 기간에만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이번 투표는 브렉시트 협상 와중에 총리를 교체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지 누가 다음 총선을 이끌 것인지에 관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신임투표가 결정된 직후 총리관저 앞에서 발표한 성명에서도 자신을 불신임해서 당 대표를 선출하는 것은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 될 것이라며, “현재 나의 우선순위는 (국민투표에 따른) 브렉시트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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