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정책기조 계속돼야”… 기조 바꾸면 ‘샌드위치’ 신세 우려
▶ 임종석 실장 등 후속 개편 주목… 연초나 내년 5월 인사 가능성

김동연 부총리가 5일 국회에서 2019년도 예산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정책 투톱’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교체할 것이라는 얘기가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도 그전과 달리 두 사람 교체설을 굳이 부인하지 않고 있어서 경제 사령탑 교체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문재인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 성장’을 고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김동연 경제 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 교체설은 일자리 쇼크와 경제 성장률 둔화 현상이 나타나고, 두 사람의 정책 엇박자가 표면화되면서 본격적으로 거론됐다.
야당이 두 사람 교체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가운데 청와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일부 언론의 교체설 보도에 대해 “명백한 오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 기류가 달라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일 두 경제 사령탑 교체설에 대해 “인사는 전적으로 문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라며 “하지만 문 대통령의 결심이 서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제 경제 사령탑 교체는 시간 문제가 됐다. 두 사람을 바꿀 경우 그 시기는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12월2일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470조 5,000억원 규모의 2019년 예산안 작성을 주도한 두 사람을 중간에 그만두게 하는 것은 전시에 장수를 바꾸는 것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현재 청와대는 김동연 부총리 후임으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비롯한 여러 인사에 대한 검증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룡·신제윤·김석동 전 금융위원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이와 함께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과 노무현정부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지낸 조윤제 주미대사도 거명된다. 장하성 실장 후임으로는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거론된다.
일반적으로 경제 사령탑이 교체되면 정책 기조도 바뀐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1일 2019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국회 시정연설에서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를 목표로 제시한 뒤 “함께 잘살기 위한 성장 전략으로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을 추진했다”며 “함께 잘살자는 노력과 정책 기조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하성 정책실장도 4일 고위 당정청회의에 참석해 “내년에는 문재인정부가 흔들림 없이 추진해온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실질적 성과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많아 국민들에게 송구하다”고 말하면서도 “경제를 시장에만 맡기라는 일부 주장은 한국 경제를 더 큰 모순에 빠지게 할 것”이라고 기존 정책 유지를 강조했다.
이날 같은 회의에 참석한 김동연 부총리는 특별한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그는 1일 혁신성장 관계장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지금 상황은 경제 운용을 책임지는 제 책임”이라고 말해 장 실장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는 두 사람 교체 가능성에 대해 ‘문책성 경질’이 아니라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경질로 규정할 경우 각종 경제 지표 악화와 맞물려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해 경제 정책의 실패를 자인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소득주도성장을 고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책 기조를 바꿀 경우 경제 정책이 실패했다는 여론이 확산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문재인정부의 기존 지지층 일부가 이탈하면서 좌우 양측의 협공을 받는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관심은 경제 투톱 교체가 청와대의 인적 개편과 추가 개각으로 이어지느냐 여부이다.
특히 2020년 4월 총선에 출마하는 청와대 참모진과 장관들의 여의도 복귀시점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가장 많이 주목을 받는 인사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여권 관계자는 “임 실장 교체가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단계는 아니다”면서 “문 대통령 지지율 등 여러 상황 변화에 따라 임 실장 교체 시점이 연말연초로 당겨질 수도 있고, 아니면 현정부 출범 2주년인 내년 5월 또는 내년 8월쯤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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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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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고 말겠다는 의지가 강하군.... 누구 좋으라고? 김정은이 아니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