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5개월 만에 필드에 복귀한 ‘탱크’ 최경주(48)의 첫 발걸음은 예상대로 무거웠다. 하지만 필드에 다시 선 사실만으로도 행복해 보였다.

최경주는 25일 경남 김해 정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5오버파 77타를 쳤다. 지난 6월 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이후 필드를 떠났다가 5개월만에 실전에 나선 최경주는 버디 1개에 그치고 보기 6개를 범한 것이 말해주듯 경기 감각이 크게 떨어져 있었다. 첫 홀 티샷부터 벙커에 빠져 네 번 만에 그린에 올라오는 등 전성기 기량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최경주는 “18홀이 끝날 때까지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작부터 긴장하긴 했다”면서 “몸에서 받아주는 느낌이 연습 때와 다르더라. 아직은 마음 같지는 않다”고 복귀 소감을 피력했다.

최경주는 화제가 된 체중 감량의 배경과 과정을 소상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내년부터 시니어투어로 가는데 배불뚝이로 시니어투어를 시작하긴 싫었다”면서 “열흘 동안 물과 소금만 먹었다”고 밝혔다. 금식하는 동안 아침에 9㎞, 점심때 8㎞, 저녁때 9㎞ 등 매일 26㎞씩을 걸었다는 최경주는 “92㎏이던 몸무게가 열흘 만에 79㎏이 되더라. 딱 고교 3학년 때 몸무게”라고 말했다. 금식 열흘에 15일 동안 서서히 음식 섭취량을 늘리는 과정을 거친 최경주는 “이제는 식사량이 많지 않아도 허기를 느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경주는 계속해서 “지금 비거리는 5월보다 더 나간다. 스핀양도 더 좋다”면서 “하지만 지구력이 문제다. 나흘 동안 끌고 갈 힘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아직 완전한 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승부 근성은 여전했다. “내일은 어떻게 해서든 언더파를 쳐야겠다”고 다짐한 최경주는 “샷 연습을 해야겠다”며 연습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