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LA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버닝’ 기자회견에서 이창동 감독과 배우 스티븐 연씨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올해 골든그로브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된 영화 ‘버닝’(Burning)의 이창동 감독이 LA를 찾았다.
지난 23일 LA한국문화원에서 영화 ‘버닝’에 출연한 할리웃 배우 스티븐 연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가진 이 감독은 “중국과 영국 런던을 거쳐 LA에 도착해 오스카 프로모션 일정을 소화하며 AFI와 UCLA 등지에서 코리안 시네마 투어링 프로그램으로 영화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매스터클래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인 신작 ‘버닝’은 지난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고 전 세계에 공개되면서 평단의 지지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2일 서울에서 열린 제55회 대종상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가 아직 한번도 아카데미 후보에 지명된 적이 없다는 질문에 이 감독은 “한국영화의 수준이나 작품성이 부족해서 라기보다는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작품의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관심을 끌어야 하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우선이기에 LA에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감독은 “첫 번째 문을 여는 것은 어느 일이나 어렵다”며 “최선을 다해 해보는 노력, 되고 안되고를 떠나 경험 자체가 다음 영화들을 위해서도 길이 되고 또 이정표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 이어 ‘버닝’으로 한국 감독과 작업해 칸 영화제 등에 진출한 스티븐 연씨는 “이 영화에서 코리안 아메리칸의 역할이 아닌,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영화 속 ‘벤’을 연기하며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느낄 수 있는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밝혔다.
이창동 감독과 작업해보고 싶었다는 스티븐 연씨는 “할리웃에서 활동하는 코리안 아메리칸 배우들이 한국영화작업을 원하지만 ‘언어’가 걸림돌이 된다. 스스로도 시나리오를 읽기 전부터 한국어 대사로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오히려 감독님을 만나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영화화한 ‘버닝’은 작가지망생 종수(유아인), 종수의 동창생 해미(전종서), 정체불명의 부유한 청년 벤(스티븐 연)이라는 3명의 청춘남녀들에게서 벌어지는 비밀스러운 미스테리를 담은 작품으로 이번 주말 뉴욕, 11월2일 LA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창동 감독은 “한국영화는 지금 그 이상의 문화적 파급력이 있다. 8년 만에 버닝을 내놓았지만 그 동안 추진해본 여러 프로젝트가 있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니 새로운 영화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화 ‘버닝’은 아시안월드영화제 센터피스 초청작으로 오는 27일 오후 7시 아크라잇 컬버시티에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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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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