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100여명 이상 사망, 마카오 카지노 전면 폐장
▶ 중국 남부 원전들 ‘초비상’

현지시간 15일 태풍 망쿳의 직격탄을 맞은 필리핀 마닐라의 한 도로 모습. [AP]
올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태풍 중 가장 강력한 슈퍼 태풍 ‘망쿳’의 직격탄을 맞은 필리핀에서 인명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당국이 초기에 집계한 사망자는 20여 명에 불과했지만, 태풍이 물러난 뒤 알려지지 않았던 피해 상황이 속속 전파되면서 사상자 수가 크게 늘고 있다.
홍콩에서는 항공편 운항이 전면 중단돼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의 발이 묶였고, 세계 최대 도박 도시 마카오는 사상 처음으로 카지노를 전면 폐장했다.
중국 남부에서는 태풍의 진행 경로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 2곳에 초비상이 걸렸고,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대피했다.
16일 필리핀 현지 방송인 ABS-CBN에 따르면 마닐라에서 200㎞ 떨어진 벵게트 주 이토겐에서 전날 태풍 망쿳의 영향으로 산사태가 발생했다. 흘러내린 토사와 암석 등이 광부 합숙소를 덮치면서 지금까지 3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고, 40여 명이 매몰돼 실종상태다.
빅토리오 팔랑단 시장은 “흙과 돌무더기가 광부 합숙소를 덮쳤다. 매몰된 광부 수가 40∼50명을 넘을 수도 있다”며 “사망자 수가 100명에 육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태풍으로 섬과 저지대 주민 27만명이 피해를 봤고, 전력 공급선 등이 파손되면서 440만명이 거주하는 8개 주에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루손섬 주민인 사킹(64) 씨는 “세상의 종말을 느꼈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태풍의 위력을 설명했다.
태풍 망쿳은 필리핀을 지나 이날 오전 8시 홍콩 동남쪽 220㎞ 해상에 도달했으며, 정오께 남쪽 100㎞ 해상에 이르렀다.
태풍 망쿳이 동반한 돌풍의 최고 시속은 필리핀을 강타할 당시의 305㎞보다는 낮아져 시속 185㎞로 떨어졌으나, 홍콩 정부는 ‘시그널 10’의 경보를 발령하고 시 전역에 비상태세를 유지했다. 지하철 지상 구간과 버스 등은 운행이 전면 중단됐으며, 시내 대부분의 점포와 사업장도 문을 닫았다. 홍콩 국제공항에서는 889편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되거나 지연됐다. 항공사 3곳의 운항 취소로 전체 피해 여행객은 10만 명을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마카오는 전날 밤 11시부터 시내 모든 카지노의 영업을 중단했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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