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개월전 허리케인 마리아로 큰 피해를 입은 푸에르토리코 산 후안 동쪽의 비에퀘스의 항공사진. 주민들은 아직도 이 아름다운 해변의 부서진 주택에서 바람을 막으며 살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수도인 산후안의 율린 크루스 시장이 이번에는 지난해 9월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한 허리케인 마리아로 인한 사망자 수를 놓고 거친 설전을 벌였다.
두 사람은 마리아에 대한 연방정부의 대응을 놓고 수차례 장외공방을 벌이며 얼굴을 붉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한 두 번의 허리케인으로 3,000명이 죽지 않았다”며 “폭풍우가 지나간 뒤 사망자 수는 6명에서 18명 사이 어디쯤이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렇게 많이 늘어나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더니 한참 뒤에 그들은 진짜 큰 규모인 3,000 명과 같은 숫자를 보도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내가 푸에르토리코 재건을 돕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성공적으로 모으자 가능한 한 나를 안 좋게 보이게 하려고 한 민주당 인사들에 의해 저질러진 일”이라며 “고령과 같은 다른 어떤 이유로 누군가 사망하면 그저 그 리스트에 더하는 식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쁜 정치. 나는 푸에르토리코를 사랑한다!”라고 덧붙였다.
반대 진영 쪽에서 부실 대응 책임론을 자신에게 덮어씌워 정치 공세의 소재로 삼으려고 다른 이유로 사망한 사람들까지 허리케인 사망자 명단에 넣어 숫자를 부풀렸다는 의혹 제기인 셈이다.
이에 대해 크루스 시장은 트윗을 통해 즉각 반격했다.
크루스 시장은 “대통령님, 실제 세계에서 당신의 재임 기간 사람들이 죽었다. 당신의 존중 결핍은 끔찍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쁜 정치”라고 사망자 규모 확대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도 “제기랄. 이것은 정치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목숨을 구하는 것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트럼프씨 당신은 트윗으로 우리를 괴롭힐 수는 있지만, 우리의 목숨에 대한 문제는 우리가 안다. 당신은 우리의 자존심을 빼앗아갈 수는 없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 말 리카르도 로세요 푸에르토리코 주지사는 ‘마리아’로 인한 사망자를 종전 1,427명에서 2,975명으로 수정해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공방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남동부에 상륙이 임박한 초강력 허리케인 플로렌스에 대한 정부의 대응 태세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허리케인 마리아에 잘 대처했음에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트린 게 발단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윗에서도 푸에르토리코에 대해 “전기가 매우 열악하고 완전히 무능한 산후안 시장이 있는, 접근하기 어려운 섬”이라며 크루스 시장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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