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교문학 전공 박아현 학생 2박3일 시애틀찾아 취재
▶ 내년 봄 프리젠테이션 때 초청

하버드대학 문학 전공생인 박아현(왼쪽)양이 조영철 시인과 인터뷰 하며 그의 삶과 문학이야기를 듣고 있다.
서북미문인협회 이사장인 조영철 시인이 하버드대 논문의 주인공이 됐다.
현재 하버드대 영문학 전공생으로 올 9월 4학년이 되는 한인 대학생 박아현(21)양은 지난달 29일 시애틀을 찾아 이틀 간에 걸쳐 조 시인과 인터뷰를 가졌다.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어가 다소 서툰 박양을 위해 아버지 박정호씨가 동행했다.
박양은 인터뷰에서 올해 팔순을 맞은 조 시인의 삶은 물론 그의 작품 하나 하나가 어떤 과정과 생각 속에서 쓰여 졌는지를 묻고 녹음했다. 박양은 이 인터뷰를 토대로 조 시인의 삶과 문학에 관한 논문을 써 내년 봄 하버드대에서 프리젠테이션 할 예정이다.
박양은 내년 발표 행사때 가능하면 조 시인이 직접 하버드대를 찾아줄 것을 요청했고, 조 시인도 건강 등 상황이 적당하면 참석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고등학생 때 가족이민을 온 한인 1.5세 아버지 박정호씨와 박도숙씨의 1남 2녀 중 장녀로 1997년 미국에서 태어난 박양이 조 시인에 관한 논문을 쓰게 된 동기도 흥미롭다.
세계적인 세익스피어 전문가인 하버드대 석좌교수 마크 쉘 박사로부터 비교문학 수업을 듣던 중 ‘미국에서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쓰여진 문학작품을 번역해보라’는 과제를 받았다. 대학 진학후 2년간 한국어를 공부한데다 한국을 모국으로 둔 박양은 미국내 한국 작가를 찾기로 마음 먹고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전국 대학도서관끼리 자료 교환이 가능해 남가주대(USC) 도서관을 온라인으로 접속해 한국 작품을 검색하다가 ‘미주문학’에 실린 조 시인의 작품 ‘별과 함께’를 보게 됐다.
박양은 다소 난해하지만 자연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함께 슬픈 정서가 내재돼 있는 조 시인의 작품에 빠져 들어 이 작품을 번역해 과제로 제출했다. 번역 작품을 본 쉘 교수는 매우 흥미로워 하면서 조 시인의 작품을 추가로 번역해볼 것과 직접 시애틀을 찾아가 인터뷰한 뒤 추가 논문을 제출해볼 것을 제안했다.
쉘 교수는 박양에게 시애틀 방문 경비를 마련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해줘 박양은 학부생으로는 드물게 논문 연구기금까지 받아 시애틀을 방문하게 됐다.
박양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춘 시애틀에 와보니 조 시인께서 자연에 대한 애착이 왜 그처럼 강한 지 알게 됐다”면서 “조 시인으로부터 이민자는 물론 해외에 살면서 모국어로 작품을 쓰는 작가로서의 삶과 작품 활동 등 훌륭한 이야기를 들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박양은 가능하면 울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한 뒤 미국 유명 한인작가인 이창래씨처럼 소설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원래 1977년 파라과이로 이민 갔다가 1986년 다시 미국으로 이민 온 조 시인은 2008년 시집 <시애틀 별곡>을 펴냈다.
조 시인은 “내 시를 보고 팬이라며 가끔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는데 하버드대학의 논문 주제로 다뤄진다고 하니 쑥스럽기도 하지만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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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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