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17일간 동굴에 갇혔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의 사생활 보호를 명분으로 언론 인터뷰를 금지했던 태국 당국이 특정 외신에만 인터뷰를 허용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25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州) 매사이 지구의 탐루엉 동굴에서 구조된 13명의 소년과 코치는 최근 미국 abc 방송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abc는 인터뷰 촬영분과 기존 동굴구조 자료화면 등을 9분여 분량으로 편집해 심야 뉴스 프로그램인 나이트라인을 통해 방영했다.
당초 태국 정부는 동굴소년들이 전원 구조된 지 8일만인 지난달 18일 처음이자 마지막 공식 인터뷰를 주선하면서, 이후 생존자들에 대한 언론 접근을 막았다. 과도한 대중의 관심이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했다는 게 이유였다.
당국은 특히 생존자들과 그 가족의 생활을 방해하는 경우 아동보호법에 따라 기소될 수 있다는 경고도 했다.
그러나 태국 정부는 이런 원칙을 깨고 abc 방송의 인터뷰 요청을 승인했다.
위라촌 수꼰다빠띠팍 태국 정부 부대변인은 "abc 방송이 가장 먼저 허락을 받았고 NBC와 CNN도 승인을 받은 상태"라며 "태국 매체의 인터뷰 요청도 환영한다. 하지만 인터뷰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이 외신에 먼저 인터뷰를 승인한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 언론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현지 방송인 채널3의 앵커 파빠니 이엣스리차이는 "아이들을 언론으로부터 격리하겠다는 원칙을 정부 스스로 깼다. 부모들조차 아이들이 국영언론과 인터뷰하는지 아니면 외신과 인터뷰하는지 몰라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동굴소년들과 가장 먼저 정식 인터뷰를 진행한 abc 측은 아이들이 병원에서 퇴원한 직후에도 무단으로 인터뷰를 강행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치앙라이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아카데미 소속 유소년 선수들과 코치 등 13명은 지난 6월 23일 매사이 지구의 탐루엉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의 물이 불어나면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아이들은 실종 열흘째인 지난달 2일 2명의 영국 구조 전문가에 의해 동굴 안쪽 깊숙한 에어포켓 공간에서 발견됐다.
태국 당국은 동굴 통로 곳곳에 고인 물을 빼내는 한편 아이들에게 수영과 잠수장비 이용법을 가르친 뒤, 지난달 8일부터 10일까지 3일에 걸쳐 이들을 안전하게 구해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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