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글스컬 2연패 노리던, 김예지 조정대표팀 전략 수정으로
▶ 베테랑 김슬기와 더블스컬 출전, 골반 부상까지 견디며 합심, 세계 정상급 중국과 1초 차 기록

23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더블스컬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김슬기(왼쪽)가 눈물을 흘리는 김예지를 다독여주고 있다. <연합>
23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조정 카누 레가타 코스 시상대에서 여자 중량급 더블스컬에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건 김예지(23ㆍ청주시청)가 왈칵 눈물을 쏟았다. 감격과 설움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수개월간 한 배에서 노를 저으며 서로 의지하고 다독여준 베테랑 김슬기(29ㆍ수원시청)가 환히 웃으며 다독였다. “이제 끝났어. 정말 잘 했어.”
이날 김예지-김슬기가 조를 이룬 여자 중량급 더블스컬 은메달은 한 마디로 기적이었다. 4년 전 인천 대회에서 김예지는 싱글스컬 금메달을, 김슬기는 쿼드러플스컬 동메달을 따 내 같은 종목 출전을 예상했지만, 조정대표팀의 메달 전략이 두 달 전 수정되면서 둘은 더블스컬 파트너로 만나 뒤늦게 호흡을 맞추게 됐다.
올해 들어 싱글스컬 2연패를 바라보며 외박 한 번 없이 훈련에 매진 해 온 김예지에겐 충격이었다. 잠시 흔들렸지만, 5살 위 언니 김슬기의 위로와 배려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 힘차게 노를 저었다. 결전지인 팔렘방에 도착하고서부터는 고질적인 골반 부상이 다시 도져 진통제를 맞아가면서도 훈련을 이어간 둘은 결국 이날 2,000m 구간을 7분34초73의 기록으로 통과하며 은메달을 따냈다. 세계 정상급으로 분류되는 중국의 장옌-리징링(7분33초55) 기록과도 약 1초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경기 후 김예지는 “비록 중국에 졌지만 상대적으로 어려운 환경과 여건 속에서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기에 후회는 결코 없는 경기였다”고 했다.
한국은 이날 여자 더블스컬 외에도 두 개의 은메달을 더 따냈다. 남자 중량급 싱글스컬 김동용(28ㆍ진주시청)과 여자 무타페어 전서영(29)-김서희(28ㆍ송파구청) 모두 중국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한 결과였지만, 이들은 모두 좌절이 아닌 희망을 말했다. 세계무대에서 꾸준히 결선에 오르는 중국과 격차를 점점 줄여가고 있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중국은 세계대회에서도 꾸준히 최종전까지 오른 최강 멤버들로 조정 대표팀을 꾸렸다.
이날 정혜리(24) 최유리(28ㆍ이상 포항시청) 지유진(30ㆍ화천군청) 구보연(21ㆍ한국체대)이 팀을 이룬 여자 경량급 쿼드러플스컬은 7분6초22의 기록으로 베트남(7분1초11), 이란(7분4초38)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박태현(25) 김수민(24ㆍ이상 해양경찰청)과 북측 윤철진(25) 김철진(26)이 한 팀을 이룬 남자 무타포어는 결선에서 6분59초61로 6위에 마물렀다. 조정대표팀은 24일 남자 경량급 싱글스컬과 더블스컬, 중량급 쿼드러플스컬에서 추가 메달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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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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