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마야 문명의 대유적지 멕시코 치첸이트사의 쿠쿨칸 피라미드 주변[AP=연합뉴스]
1천여 년 전 중남미에서 번성한 마야인들이 도시 건설과 농업을 위해 산림을 파괴한 행위가 땅속에 탄소가 저장되는 기간을 단축해 지금까지 기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길대 피터 더글러스 교수가 이끄는 국제공동연구팀은 2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서 고대 마야문명의 산림 개간으로 과테말라와 유카탄반도 등 토양에 탄소가 저장되는 기간이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네이처 지오사이언스는 "이 연구결과는 열대지역 산림파괴가 토양의 탄소저장 능력에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토양은 지구 최대의 탄소 저장고이다. 토양에는 이산화탄소 등으로 대기 중에 저장된 것보다 최소 2배 이상 많은 탄소가 저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토양이 식물 등 유기탄소 형태로 많은 양의 탄소를 대기로부터 분리해 수천 년 이상 저장하는 것이다. 토양의 이런 탄소저장 능력에 변화가 생기면 지구 전체의 탄소 순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진은 토양 탄소저장 능력의 장기간 변화를 밝히기 위해 멕시코 남부와 과테말라 등 마야문명이 번성한 저지대의 호수 침전물층을 채취, 그 속에 있는 식물 성분(wax)을 탄소동위원소 측정 등으로 분석하고 이를 같은 지층의 식물 화석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고대 마야인들이 산림 개간을 시작한 후 같은 지층에 있는 화석들과 식물 간 연대 차이가 매우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마야인들의 산림파괴가 시작된 뒤 토양에 탄소가 저장되는 기간이 훨씬 짧아졌음을 뜻한다.
식물 성분이 토양에 저장되는 기간은 마야인 인구밀도가 낮아지고 일부 지역에서 토양관리가 시작된 후 다시 회복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탄소저장 기간이 산림파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못했으며, 이는 지표면의 산림이 회복된 후에도 토양의 탄소저장 능력은 다시 원래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더글러스 교수는 "지금 이 지역을 보면 대부분 울창하고 오래된 열대우림처럼 보인다"며 "하지만 토양의 탄소저장 측면에서 보면 생태계가 근본적으로 변해 원래 상태를 결코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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