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난민 정책을 펼치는 포퓰리즘 정권이 들어서며 최근 인종차별과 관련된 사건이 빈발하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이번에는 지역열차 안에서 버젓이 집시를 비하하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일 메사제로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북부 밀라노를 출발해 만토바로 가는 열차에 탑승한 승객들은 8일 귀를 의심해야 했다.
열차 공식 안내방송을 통해 상스러운 비속어가 섞인 집시 비하발언이 여과 없이 전달됐기 때문이다.
이 열차의 여성 승무원은 방송시스템을 통해 승객들에게 이들에게 돈을 주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 “집시들은 다음 역에서 내려라. 왜냐하면 당신들은 우리 인내심을 바닥나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당 열차의 승객들이 이 같은 방송 내용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일부 승객이 이번 일을 열차 운영회사인 트레노르드에 신고하면서 이 사건은 전국적인 논란거리가 됐다.
공공장소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문제의 승무원을 향해 비난이 폭주하자 트레노르드는 사건에 대한 조사를 거쳐 해당 승무원을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언론은 이 직원이 해고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편, 이 직원은 회사 측의 조사에 “승객들을 보호하려 했을 뿐”이라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확연해지고 있는 이탈리아 사회의 분열과 인종차별적 분위기에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는 비난을 받는 마테오 살비니 내무장관 겸 부총리도 이 직원을 편들고 나섰다.
살비니 장관은 “최우선 순위는 안전하게 여행할 환경이 보장되는 것”이라며“ 승객과 승무원, 검표원등에 대한 열차 내 공격을 우려하는 것 대신에 일부 사람들은 치한들을 반대하는 발언만 문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외국 비정부기구(NGO) 선박의 이탈리아 입항을 거부하는 등 난민 강경 정책을 밀어 붙이고 있는 살비니 장관은 내각에 입성하기 전부터“ 집시는 일하는 것보다 훔치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말하는 등 집시에 대한 거부감도 공공연하게 드러내 왔다.
그는 취임 초반이던 지난 6월에는 집시만을 겨냥한 인구조사 계획을 발표해 논란을 빚은 전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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