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5석 중 100석 이상 휩쓸어… 투표율 80.49%
▶ 제1 야당 해체·투표 강요 및 매표 의혹 제기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29일 수도 프놈펜 인근 투표소에서 총선 투표를 하고 있다. [AP]
33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해온 훈 센(66) 총리가 제1야당을 해체하고 언론의 입을 틀어막은 채 치른 총선에서 승리해 5년 추가 집권의 길을 열었다.
훈센 총리가 이끄는 여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은 29일(현지시간) 총선에서 전체 125석의 의석 가운데 100석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집계 결과에서도 CPP가 110∼11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속 이산 CPP 대변인은 “총선 결과를 자체 집계한 결과 전체 유효투표의 80% 이상을 석권해 100개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며 “엄청난 승리다”고 말했다.
CPP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이 강제 해산돼 총선을 치르지 못한 가운데, CPP에 도전장을 던졌던 군소 신생 정당들은 불과 20여석을 나눠 갖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은 80.49%로 최종집계됐다. 이는 선관위가 예측했던 60%보다 20%포인트, 5년 전 선거 당시의 69%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아진 수치다.
이로써 야당 및 언론 탄압 논란 속에 재집권한 여당과 훈센 총리에게 더 큰 힘이 실리게 된 반면, 이번 총선을 ‘엉터리 선거’라고 규정하고 투표 거부 운동을 해온 정부 비판 세력의 노력은 허사가 됐다.
훈센 총리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동지들은 민주적인 길을 택했고 그들의 권리를 행사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프랑스에서 자발적 망명 중인 CNRP의 지도자인 삼랑시는 “진정한 도전자 없이 이룬 승리는 의미가 없다. 그는 선거 전 믿을만한 야당을 해산시켰다”며 “결과가 뻔한 엉터리 선거 결과에 평화적으로 저항하라”고 촉구했다.
유권자 약 830만명이 등록한 이번 총선에는 훈센이 이끄는 여당인 CPP와 19개의 군소·신생 야당 등 모두 20개 정당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외형상 민주적인 총선이지만 실제로는 여당의 승리가 불을 보듯 뻔한 비민주적인 엉터리 선거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1985년부터 33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해온 훈센이 제1야당을 강제 해산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면서 사실상 총선 승리 여건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 훈센은 정부에 비판적인 신문인 캄보디아 데일리와 프놈펜 포스트 등에 ‘세금 폭탄’을 던져 폐간 또는 매각을 유도했고, 총선을 하루 앞둔 28일부터 17개 독립 언론사의 웹사이트에 대한 접속도 차단했다.
강력한 야당이 사라진 가운데 투표 강요행위나 금권 선거를 통한 매표(買票) 행위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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