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순간에 삶터를 잃은 그들의 표정은 온통 흙빛이었다
▶ 흙탕물 여전히 무릎까지 남아 있는 집 거의 없어 가축 사체들 곳곳 널려

라오스 남부 댐붕괴로 인해 마을이 침수돼자 주민들이 배를 타고 대피하고 있다.
곳곳에 집이 쓰러져 있고, 죽은 가축 사체가 널브러져 있다. 큰 강에 있어야 할 작은 어선들이 도로 위를 점령했다. 물이 많이 빠졌다지만 마을 상당 부분은 아직 흙탕물이 무릎까지 차오른다.
이런 와중에 옷가지를 챙겨 서둘러 귀가하는 주민들의 표정은 물처럼 흙빛이었다.
27일 오후 SK건설이 시공 중인 수력발전댐 보조댐에서 발생한 사고 여파로 수몰됐던 라오스 아타프 주의 6개 마을 가운데 한 곳인 코콩 마을의 모습이다.
한때 지붕까지 물이 차올라 배로만 갈 수 있었던 이곳에 물이 상당히 빠졌지만 수위가 낮은 곳도 발목을 적실 정도여서 차에서 내릴 수도 없는 실정이었다.
길을 따라 서 있는 집에 남아있는 사람이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여서 마을 전체가 음산한 분위기다.
곳곳에 파손된 채 힘없이 쓰러져 있는 목조 주택들이 이번 사고에 따른 홍수의 위력이 얼마나 컸는지 실감케 했다. 붕괴한 집은 눈에 보이는 것만 10여 채였다.
순식간에 밀려든 물살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죽은 돼지 사체들도 길가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다.
더 아래쪽에 있는 침수지역에서 가재도구를 경운기 등에 싣고 뒤늦게 피난행렬에 오른 이재민들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아랫마을로 연결되는 도로 입구에는 현지 군경이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댐사고 여파로 한꺼번에 쏟아진 물폭탄이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피해 마을이 13곳으로 늘었다는 현지 재난당국의 발표도 있었다.
반대로 수위가 좀 낮아졌다는 소식에, 물이 아직 완전히 빠지지도 않은 코콩 마을로 귀가하는 피난주민 행렬도 이어졌다. 옷가지 몇 개만 손에 든 이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코콩 마을로 안내한 현지 가이드는 ‘물도 다 빠지지 않았는데 왜 서둘러 귀가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쓸만한 가재도구가 있는지 확인하고 더 늦기 전에 집 청소를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다리의 끝 부분이 유실돼 보수공사를 하는 주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현장상황실에 가까이 갈수록 구호물자를 실은 픽업트럭이 쉴새 없이 오갔다.
요란한 소리를 내는 구조헬기도 수차례 보였다.
방콕에서 구조용 보트를 차량에 매달고 3일에 걸쳐 왔다는 태국 민간구조대 48명 중에는 최근 동굴소년 구조작업 때 자원봉사했던 구조대원도 있었다.
코콩 마을도 이번 댐사고의 여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마을 6곳 가운데 하나라지만 이곳보다 더 저지대에 있어 아직 배로만 다닐 수 있는 곳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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