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호·눈물 속에 1천23일 ‘백혈병 피해자 대변’ 천막농성 해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3년 가까이 천막 농성을 이어오던 시민단체 '반올림'의 거리투쟁이 25일 환호와 눈물 속에 마무리됐다.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를 대변하며 활동해온 시민단체 반올림은 이날 오후 천막 농성 해제 문화제 '참 감사해 유(YOU), 꼭 승리해 유(YOU)'를 열었다. 문화제에는 백혈병 피해자와 그 유족 및 가족,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반올림은 전날 삼성전자와 중재안에 합의함에 따라 2015년 10월 7일부터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1천23일 동안 이어오던 천막 농성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오전 천막은 철거됐지만,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으로 숨진 고(故) 황유미씨의 사진은 문화제 무대 옆에 놓였다.
문화제가 진행된 약 2시간 동안 참석자들의 환호와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이들의 얼굴에는 승리의 미소가 가득했다. 일부 참가자는 발언 도중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일하다 뇌종양에 걸려 투병 중인 한혜경씨는 "기쁘다. 솔직히 조금 아쉽다. 농성 동안 연대 잘해줬다. 고맙다"라고 짧게 말했다.
한씨의 모친 김시녀씨는 "1천23일을 맞이해서 농성장을 접었고, 여러분 덕분이다. 너무 고맙고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황유미씨의 아버지인 반올림 대표 황상기씨는 "노동자가 죽어도 책임을 회피하는 삼성이 지금에서야 해결하는 것이 섭섭하다"며 "이 사회도 조금은 안전한 사회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와 황씨는 발언을 마치고 "감사하다"라고 외치며 참석자들에게 큰절했다.
반올림은 "삼성이 마침내 물러섰다. 직업병 문제 해결은 이제 다시 시작됐다"며 "제대로 된 사과, 배제 없는 보상, 재발방지 대책의 정당한 요구가 실현되는 것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반올림은 전날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있는 법무법인 지평에서 열린 '제2차 조정재개 및 중재방식 합의 서명식'에서 삼성전자, 조정위원회와 함께 합의문에 서명했다. 반올림과 삼성전자는 조정위가 마련할 중재안을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정위는 8∼9월 중재안 내용을 논의해 마련하고,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2차 조정 최종 중재안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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