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명 vs 4천645명’ 정부 허리케인 사망자 축소 의혹에 분노
▶ 작년 9월 참사는 진행형…”공식집계는 사랑하는 이들 죽음 부정”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정부가 허리케인 희생자의 수를 축소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중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2일 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전날 푸에르토리코 의사당 앞마당에는 오열을 맞춘 신발 400여 켤레가 등장했다.
NPR은 작년 9월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한 초강력 허리케인 '마리아'로 숨진 주민의 수를 정부가 똑바로 집계하라는 항의의 시위였다고 설명했다.
푸에르토리코 정부는 허리케인 희생자의 수를 64명으로 공식 집계했고 그 수는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미국 하버드대학의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지난 1∼2월 현지에서 3천299가구를 직접 찾아 물어보니 작년 9월 20일부터 12월 31일까지 사망자 수가 무려 4천645명에 달했다.
앞서 허리케인 사망자 수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중립적 조사기관의 발표가 있었으나 이렇게 많이 죽었을 것이라는 추산은 없었다.
푸에르토리코 정부는 작년에 허리케인이 닥친 기간에 전년 동기보다 최소 1천400명이 더 숨졌다는 이색적인 추산법을 지난 1일 선보였다.
정부의 엉성한 집계가 계속되자 가족이나 지인을 잃은 주민들은 분노했다.
NPR은 "하버드대 가구 조사의 오차범위가 넓지만, 그 조사 결과는 연방이나 지방 정부의 집계가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부정하는 것으로 보는 주민들에게는 상징적 가치"라고 해설했다.
의사당 앞에 놓인 신발 앞에는 실제로 '4,645'라는 숫자를 담은 플래카드가 등장하기도 했다.
푸에르토리코 정부는 더 정확한 조사를 의뢰했으나 작업은 연기됐다고 NPR은 전했다. 현지의 탐사보도협회는 허리케인 사망자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는 행정정보공개 소송을 법원에 제출했다.
NPR은 정부가 이 사건을 담당하는 판사에게 자료가 아직 강제로 배포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작년에 최고 시속 250㎞의 강풍을 동반한 허리케인 마리아가 닥쳤을 때 푸에르토리코의 도시는 쑥대밭이 됐다.
섬 전체에 전원공급이 차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졌고 일부 지역에는 아직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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