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랭킹 2위 종목 500m로 생애 첫 올림픽 출발
▶ “경쟁자는 나 자신, 부담 있다면 선수가 감당해야 할 몫”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누구인지 꼽아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최민정(20·성남시청)은 밝게 웃으며 답했다. “저요.”
세계 최강 한국 쇼트트랙의 ‘보물 1호’ 최민정이 생애 첫 올림픽에서 ‘올킬’ 도전의 첫발을 뗀다. 13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500m다. 이날 오후7시부터 준준결선·준결선·결선을 차례로 치른다. 지난 10일 남자 쇼트트랙 1,500m 임효준에 이어 한국 선수단에 두 번째 금메달을 선물할 강력한 후보다. 12일 오전 강릉 영동대링크에서 마지막 훈련을 마치고 나온 최민정은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했다. 후회 없이 펼쳐 보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최민정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특별한 주종목이 없다. 모든 종목에 두루 강하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면 1,000·1,500m가 주종목이지만 500m도 잘 뛴다.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은 1,500m 1위, 500·1,000m 2위다. 얼마 전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4관왕 예상에 이어 AFP통신도 최민정을 두고 “4관왕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전망한 이유다. 쇼트트랙에 걸린 금메달은 남녀 4개씩. 1,000·1,500m와 3,000m 계주는 경쟁팀들에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만큼 한국 스포츠 사상 첫 동계올림픽 4관왕의 관건은 역시 500m다.
하계올림픽의 여자 양궁과 쌍벽을 이룰 만큼 동계올림픽 전통의 금맥인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그러나 500m 금메달은 아직 한 번도 없다. 1992알베르빌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에 채택된 후 동메달 2개(1998년 전이경, 2014년 박승희)가 최고 성적이다. 남자 500m 금메달은 1994년 채지훈이 유일하다.
한국 쇼트트랙은 전통적으로 중반 이후 레이스에 강하다. 전략과 지구력이 강점이라 초반보다는 레이스가 진행될수록 진가를 발휘한다. 40여초면 끝나버리는 500m에서는 상대적으로 힘을 쓰기 어렵다. 그러나 최민정은 다르다. 최근 월드컵에서 500m를 세 차례나 제패하며 이 종목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지난 10일 예선에서도 초반부터 총알같이 2위로 치고 나가 42초870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준준결승에 올랐다. 심석희·김아랑이 탈락해 최민정이 유일한 희망이다. 13일 경기에서도 스타트에서 2위권에 자리 잡느냐가 금메달 여부를 가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민정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남자 대표팀 선수들과 스피드 훈련에 매달렸다. 박세우 대표팀 코치는 “멀리서 보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스피드가 많이 올라온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3,000m 계주 예선에서 동료 이유빈이 넘어지자 번개같이 튀어 나가 역전 1위를 이끈 것도 최민정이었다.
신경 쓰이는 것은 레이스 중 교묘하게 손을 쓰는 중국 선수들이다. 특히 판커신(중국)이 악명높다. 준준결승에서는 서로 다른 조지만 이후 레이스에서는 만날 수 있다. 최민정은 “반칙을 하겠다고 대놓고 덤비면 방법이 없다”면서도 “오히려 너무 의식하면 레이스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여러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이미지 트레이닝 하고 있다. 상대 선수에 따른 맞춤형 전략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올림픽에서 4회 연속으로 여자 500m 금메달을 가져갔다. 최민정도 중국 선수들의 영상을 돌려보며 전략을 짰다. 그는 “첫 올림픽이고 준비도 정말 열심히 했다. 그래서 부담이 크지 않고 그래도 부담이 있다면 그건 선수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강릉=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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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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