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에서 우정 쌓은 남북 피겨대표팀, 평창에서 해후할 듯
▶ 양보 강요하는 단일팀 구성 논란은 상처
”평창에서 김밥·김치 나누면서 선의의 경쟁 펼치고 싶어요”

대회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남북 피겨 페어 대표팀 선수들. 왼쪽부터 북한 김주식, 한국 김규은, 북한 렴대옥, 한국 감강찬. [김규은 사진제공=연합뉴스]
한국 피겨스케이팅 페어 대표팀 김규은(19)-감강찬(23)은 지난 1월 1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소식을 듣고 가슴이 뛰었다.
캐나다에서 함께 훈련한 북한 피겨 페어 대표팀 렴대옥(19)-김주식(26)조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무대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김-감 조는 5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최종 선발전 'KB금융 코리아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8'을 마친 뒤 "렴대옥-김주식 조가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포기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는데, 평창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김규은과 감강찬은 지난해 2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렴대옥, 김주식을 처음 만났다.
당시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네 선수는 지난여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해후했다.
렴대옥-김주식이 김규은-감강찬의 코치인 브뤼노 마르코트 코치에게 단기 수업을 받으러 왔는데 이들은 급속도로 친해지며 둘도 없는 사이가 됐다.
감강찬은 "처음 얼굴을 봤을 때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반갑게 인사했다"라며 "이후 일주일에 두세 번은 만나 안부를 묻고 우정을 키웠다"고 말했다.
북한 선수들은 김규은, 감강찬에게 김치를 선물하기도 했다. 김규은은 "한국 김치와 달랐다. 약간 덜 매운 김치였는데, 굉장히 맛있었다"라며 웃었다.
한국 선수들은 김밥을 싸서 화답했다. 김치와 김밥을 주고받은 남북 피겨대표팀 선수들은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다.
감강찬은 "말이 통하고 생각도 비슷했다. 서로를 격려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 캐나다 몬트리올 훈련에서 만난 남북 피겨 페어 대표팀 선수들. 왼쪽부터 북한 김주식, 한국 김규은, 북한 렴대옥, 한국 감강찬. [김규은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러나 김규은, 감강찬은 최근 남북이 피겨 단체전에서 단일팀을 구성할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낙담했다.
최문순 강원도 지사는 지난달 18일 중국 쿤밍에서 북한 4.25 체육위원회 체육원장(차관급)인 문웅 실무 총단장 등 북한 측 체육관계자들과 만나 북한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제안하면서 피겨 단체전 남북 단일팀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남녀 싱글과 아이스댄스에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땄지만, 페어에서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는데 이 자리에 북한 렴대옥-김주식 조가 들어와 함께 단체전에 출전하자는 것이 발언의 요지다.
그러나 한국은 김규은, 감강찬이 개최국 쿼터를 받아 페어 종목에 출전할 수 있고, 단체전 출전 가능성도 있다.
최 지사의 말처럼 단일팀을 구성해 단체전에 출전한다면, 김규은-감강찬은 단체전 출전권을 양보해야 한다.
물론 최 지사는 남북 단일팀 구성에 관해 권한이 없다. 개인 의견으로 단일팀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평창올림픽만 바라보고 훈련하고 있는 김규은과 감강찬으로선 멘털이 흔들릴 수 있는 발언이었다.
김규은과 감강찬은 조심스럽게 "주변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우리는 훈련에만 집중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두 선수는 평창올림픽 페어 종목에서 렴대옥-김주식 조와 다시 만나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규은은 "평창에서 다시 만나면 정성이 들어간 김밥을 다시 건넬 것"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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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너도 양보하지...나만 아니면 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