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매킬로이, 미컬슨, 스피스.(왼쪽부터)
세계 최고의 골프 선수라면 누구나 메이저대회 우승을 꿈꾼다.
한 발 더 나아간다면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한 번 이상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필생의 목표로 삼는다.
메이저대회 우승은 평생 한 번 하기도 어렵다. 4개의 메이저대회를 모조리 우승하는 것은 더 어렵다.
마스터스와 PGA챔피언십이 메이저대회에 포함된 이후 현대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한 커리어 그랜드슬래머가 지금까지 단 5명뿐이라는 사실이 그랜드슬램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웅변으로 말해준다.
진 사라센, 벤 호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 그리고 개리 플레이어(남아공) 등 5명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주인공들이다.
PGA투어 최다승(82승) 기록을 가진 샘 스니드(미국)와 11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세운 바이런 넬슨(미국), 우즈 이전에 가장 폭발적인 대중적 인기를 누린 아놀드 파머(미국)도 그랜드슬램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떴다.
커리어 그랜드슬램머는 지난 2000년 우즈가 달성한 이후 20년이 다 되도록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운이 좋다면 내년에는 한꺼번에 세 명의 커리어 그랜드슬래머가 탄생하는 장면을 지켜보게 될지도 모른다.
조던 스피스(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그리고 필 미컬슨(미국)이 내년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완성에 도전한다.
이들 셋은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단 1개 대회만 남겼다.
공교롭게도 셋이 우승하지 못한 메이저대회는 모두 다르다. 스피스는 PGA챔피언십,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그리고 미컬슨은 US오픈 우승 트로피만 손에 넣으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다.
이론상 셋 모두 내년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스피스와 매킬로이는 가능성이 크다.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그리고 체력적으로나 언제든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놓고 달리는 경주에서 출발선이 앞선 건 매킬로이다.
매킬로이는 4월에 열리는 마스터스에서 그린 재킷을 입는다면 셋 가운데 맨 먼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다.
PGA챔피언십 2차례 우승을 포함해 메이저대회에서 4차례 우승한 매킬로이는 마스터스에서 최근 4년 동안 한 번도 톱10 밖으로 밀린 적이 없다.
9차례 출전하고도 마스터스를 아직 제패하지 못한 게 이상하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매킬로이의 마스터스 우승 가능성은 크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도전하는 두 번째 주자는 미컬슨이다. 6월에 치러지는 US오픈이 무대다.
미컬슨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가능성은 그러나 그리 큰 편은 아니다.
내년이면 만48세가 되는 미컬슨은 올해부터 부쩍 기량 하락이 눈에 띄었다.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다툴 경기력이 이제는 아니라는 게 냉정한 평가다.
그러나 미컬슨은 2013년 기적 같은 디오픈 우승을 일궈냈고 작년에도 준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그는 특히 US오픈에 한이 깊다. 지금까지 준우승만 6번이었다. 그가 거둔 메이저대회 준우승 11차례의 절반이 넘는다. 다 잡았던 우승을 놓친 준우승도 두 번이다.
올해 그가 US오픈 준우승 트라우마를 벗어던지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필생의 과업을 이룰지 흥미진진하다.
스피스는 8월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매킬로이만큼 스피스의 가능성도 크다.
세계랭킹 2위라는 사실이 말해주듯 최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다.
그는 최근 3시즌 동안 치른 12차례 메이저대회에서 3차례 우승과 준우승 두 번, 그리고 4위 한차례라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그가 내년 PGA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를 확률은 매우 높다.
우즈 이후 18년 만에 사상 여섯 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탄생 가능성은 내년 메이저대회에 중대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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