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정 총기·폭발물 등 쏟아져 나와…범행동기 미궁
▶ 총기 개조·최적 사격지점 확보 등 치밀한 준비정황 속속

라스베가스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총기참사에 미국 전역과 더불어 전 세계가 슬픔과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모여들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AP)
LA총영사관“ 연락두절 한인 13명…확인된 피해는 없어”
지난 1일 밤 라스베가스에서 사망자 59명 등 600명 가까운 사상자를 낸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참극<본보 10월3일자 1, 2면 보도>은 ‘무기광’인 범인 스티븐 패덕(64)이 애초부터 대량살육을 목적으로 치밀하게 사전 계획한 냉혹한 범죄라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패덕이 총기를 무차별 난사했던 맨덜레이베이 호텔방에서는 여행용 가방과 수트케이스 등에 든 고성능 총기 십수정과 탄약이 발견됐고, 그의 집과 자동차에서도 다량의 총과 폭발물질 및 전기장치 등 총 49정의 총기와 살상용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군복무 경험은 없지만 무기광으로 드러난 패덕의 범행은 애초부터 대량 살육을 목적으로 철저하게 계산된 것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범행동기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다. 총격범은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8일 라스베가스 맨덜레이베이 호텔 32층 스위트룸에 체크인한 뒤 1일 밤 사건 당시까지 널찍한 스위트룸의 창문 2곳을 통해 광란의 총기난사를 벌일 준비를 철저하게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패덕은 여행용 가방에 숨겨 호텔 방으로 가지고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소총 등 중화기들의 일부를 기관총처럼 ‘자동연사’가 가증하도록 개조해 대량살상을 노린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3일 패덕이 총기 자동연사를 가능케 하는 개조부품인 ‘범프 스탁(bump-stock)’ 2개를 갖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실제 사건 당시 총성은 기관총을 갈기듯 연속적으로 벌어져 청중들이 빽빽이 몰려 있는 콘서트장이 마치 ‘죽음의 상자’처럼 ‘킬링필드’로 변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면서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3일 라스베가스 경찰은 패덕의 총기난사가 9분가량 계속 이어졌다고 밝혔다.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1발씩 발사되는 반자동 방식에 범프 스탁을 결합하면 1분당 400~800발의 완전자동 사격이 가능하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다만 법률상으로는 합법적인 반자동 소총으로 분류된다.
또 호텔 방에서는 사격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스코프(조준경)와 거치대도 발견됐다. 이같이 철저한 준비를 마친 총격범은 서로 다른 각도의 유리창 2개를 해머로 깨고 ‘자동화기’를 난사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 규모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적의 사격 각도를 확보하려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단, 총격범이 창문 2곳을 모두 사용했는지, 한곳만 사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깨진 창문이 2개라는 점에서 공범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하고 있지만, 일단은 단독범행이라는 게 현지 수사당국의 설명이다.
이밖에 100m 높이의 32층 호텔방에서 고공 사격한 것도 피해를 키웠다. 통상 평지에서 인근의 불특정 대중을 겨냥해 발포하는 총기 난사에서는 땅바닥에 엎드려 몸을 피할 수 있지만, 비가 오듯 총알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마땅히 대응하기 어렵고, 오히려 엎드리는 게 총에 맞을 확률을 높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LA 총영사관은 이날 "이번 총격 사건과 관련해 확인된 한인 피해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은 그러나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한국인 여행객이 13명 남아 있어 이들에 대한 소재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영사콜센터 등에 접수된 연락 두절자 가운데 상당수는 소재가 확인됐다.
<
서승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