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 정부 박해로 급진화된 세력 포섭
▶ 테러 자양분 삼을 듯
시리아, 이라크 등 주요 거점에서 세력을 잃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미얀마 정부의 박해로 급진화된 로힝야족을 포섭해 세력 확장을 노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타임스와 영국 더타임스는 미얀마에서 ‘인종청소’에 준하는 박해를 받는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족이 분노로 급진화되고 있다며 이들이 IS와 알카에다 등에 포섭돼 테러리스트로 양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 라카인주에 오랜 기간 터전을 잡고 살아왔지만 불교신자가 대부분인 미얀마 정부는 이들을 ‘벵갈리’(방글라데시 불법 이민자)라고 비하하며 박해를 가했다. 이에 4년 전 창설된 로힝야족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핍박받는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지난달 25일 경찰초소를 습격하자 이를 테러로 규정한 미얀마 군부가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나서면서 로힝야족의 비극이 본격화됐다. 지난달 25일 유혈충돌 이후 로힝야족을 포함한 수백 명이 숨졌고,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난민도 43만명을 넘어섰다.
이러한 로힝야족 사태는 의도치 않게 이슬람이라는 같은 종교를 믿는 테러조직들을 똘똘 뭉치게 했다.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는 로힝야 사태가 불거지자 전 세계 조직원들에게 “우리 무슬림 형제들을 돕기 위해 나서야 한다”며 미얀마 정부에 대한 공격을 촉구하는 지령을 내렸다. 국제연합군의 공세에 밀려 조직원들이 전 세계로 뿔뿔이 흩어진 IS도 로힝야 사태를 빌미 삼아 세력 확장을 노리고 있다.
이런 전망에 부합하듯 스스로 급진화해 미얀마 정부에 대한 무장투쟁에 가담한 로힝야족 수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로힝야족과 이슬람계 테러단체 간의 연계의혹이 점점 커지자 ARSA는 “알카에다나 IS는 물론 파키스탄의 라시카르-에-타이바를 포함한 어떠한 국제 테러그룹과 관련이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ARSA가 테러단체와의 연계성을 부인하긴 했지만, 미얀마 정부의 박해와 열악한 환경에 진력난 로힝야족들이 새로운 조직원을 찾는 테러단체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국가로부터 정의나 보상을 기대할 수 없고,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도 낼 수 없는 로힝야족의 절망적인 상황이 테러 확산에 훌륭한 지양분이 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ARSA 척결에만 집중할 뿐 테러단체의 세력 확장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미얀마 정부의 안일한 태도도 문제로 지적된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로힝야족에 대한 인종청소를 멈추고,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로힝야족의 급진화와 테러확산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인권단체인 포티파이 라이츠의 매슈 스미스 대표는 “(로힝야족의) 급진화 위험성을 수차례 언급해왔다”며 “극단주의와 급진화의 위험성을 낮추는 최고의 방법은 로힝야족의 권리를 추구하고 보장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미얀마 군부는 이와 다르게 행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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