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로프킨 vs 알바레스
▶ 오늘 라스베가스서 미들급 통합타이틀전 대충돌
카넬로 알바레스(왼쪽)와 게나디 골로프킨이 15일 라스베가스 티모빌 아레나에서 계체량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운드-포-파운드’ 최강자들 맞대결에 관심 집중
이번엔 진짜 복싱이 왔다.
최고 복서와 최고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의대결이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골수 복싱팬들은 그 대결은 ‘세기의 쇼’일뿐 세기의 복싱매치로는 보지 않았다. 한 번도 프로복서로 링에 오른 적이 없는 맥그리거가 역사상 최고의 복서로 꼽히는 메이웨더와 절대 맞설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그들에게 진짜 복싱 매치는 바로 이번 주말에 펼쳐지는 게나디 골로프킨(35·카자흐스탄)과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27·멕시코)의 충돌이다. 전 세계 복싱팬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그야말로 진짜 ‘세기의 대결’이다.
이들은 16일 네바다 라스베가스의 티모빌아레나에서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국제복싱연맹(IBF)·국제복싱기구(IBO) 4대 기구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을 벌인다.
지난달 26일 메이웨더와 맥그리거가 맞붙었던 바로 그 장소에서 두 선수는 ‘진짜 복싱’을 보여주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골로프킨과 알바레스는 모두 두꺼운 팬층을 자랑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끈 메이웨더-맥그리거전의 화제성을 능가하기란 어려워보인다. 메이웨더-맥그리거전의 ‘페이 퍼 뷰(PayPer View)’ 판매 건수는 450만 이상이었다.
골로프킨-알바레스전이 이 수치를 넘어서기는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하지만 메이웨더-맥그리거전에 고개를 돌렸던 진짜 복싱팬들이 모여들고 있다.
골로프킨과 알바레스가 대결하는 2만석 규모의 티모빌 아레나의 입장권은 오래전에 매진됐다. 반면 메이웨더-맥그리거전은 매진에 실패했다. TV가 아닌 현장에서 직접 봐야 할 가치가 있는 경기는 골로프킨-알바레스전이라는 의미도 된다.
복싱 전문잡지 ‘링(Ring)’이 꼽은 미들급 최고의 복서 2명은 이제 누가 미들급 제왕인지를 가린다. ‘링’ 매거진에 따르면 체급과 관계없이 랭킹을 매기는 파운드-포-파운드 랭킹에서 골로프킨은 2위, 알바레스는 7위에 올라있다.
골로프킨(37전 37승 33KO)은 지난 3월 다니엘 제이콥스를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으로 제압하고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알바레스를 꺾고 19차 방어에 성공하면 버나드 홉킨스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세운 미들급 역대 최다 방어기록(20차)에 1개 차로 접근한다.
외할아버지(세르게이 박)가 고려인인 골로프킨은 몇 대 맞더라도 저돌적으로 돌진하며 상대를 무너뜨리는 스타일이다. 그의 ‘돌주먹’을 견뎌낸 상대는 지금까지 없었다. 실력에 비해 대중에게 늦게 알려진 것은 아마추어 때부터 압도적인 실력을 경험한 복서들이 그와의 대결을 피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강자들이 그와 대결을 기피하면서 상대적으로 명성을 쌓을 기회가 없었다. 너무 강해서 알려지기 힘들었다는 것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알바레스(51전 49승1무1패 34KO)는 지금까지 골로프킨이 만난 상대 중에서 단연 최강자다. 나이는 골로프킨보다 8살이나 어리지만, 전적이 50전이 넘어 더 많고 골로프킨(165라운드) 보다 많은 352라운드를 소화했다. 2013년 주니어 미들급 타이틀전에서 메이웨더에게 판정패한 게 유일한 패배다.
알바레스는 약점을 찾기 어려운 완성형의 선수다. 스피드, 파워, 노련미까지 갖춘 인파이터다. 특히 카운터펀치가 일품이다. 골로프킨이 지금까지 전·현 챔피언들과 5차례 맞붙었지만 알바레스는12번이나 대결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골로프킨과 알바레스의 격돌은 ‘꿈의 대결’로 불렸지만 성사되기까지 2년이 걸렸다. 골로프킨은 그동안 계속해서 알바레스와 대결을 원했으나 알바레스측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대전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결국은 골로프킨의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접어들어서야 성사된 것이다.
ESPN은 “골로프킨이 지난 3월 제이콥스를꺾기는 했지만, 이전보다는 다소 약해진 면을보였다”며 “그동안 골로프킨과 대결을 피해왔던 알바레스 측에서는 골로프킨과 싸우기에는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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