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때문에 못살겠다” 세계 관광도시 주민들 ‘부글’
반관광 정서 확산…항의시위·관광객 수 제한 요구 이어져
세계 주요 관광도시가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으면서 현지 주민들의 ‘반관광 정서’도 점점 커지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베네치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에서는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치솟은 임대료와 물가 등으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결국 도시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연일 관광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가 하면 당국에 관광객 수 통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지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관광버스를 겨냥한 공격이 발생하는 등 분노 표출 방식도 과격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3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페인 극좌정당 ‘민중연합후보당’(CUP)의 청년조직은 지난 1일 공공 자전거 거치대에 세워놓은 관광객용 자전거를 파손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게시했다.
주민들의 세금으로 유지되는 공공 자전거 거치대를 관광객들이 차지하는 바람에 정작 납세자들이 사용할 시설은 부족하다는 불만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자전거를 공공 거치대가 아닌 울타리나 가로등에 세우면 벌금을 내야 한다.
이들은 지난달 27일에는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 축구경기장 인근에서 관광버스를 공격하기도 했다. 어린이들이 다수 타고 있던 이 버스의 타이어를 찢어놓고 앞유리에 스프레이로 “관광이 지역을 죽인다”는 구호를 썼다.
당시 버스에 있던 승객들은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받은 줄 알았다가 공격한 이들이 손에 쥔 것이 총이나 흉기가 아니라 스프레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안도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올해 들어서만 이미 여러 호텔이 이 같은 반관광 낙서 세례를 받았고, 도시 곳곳이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 등의 구호로 도배됐다.
상황이 악화하자 아다 콜라우 바르셀로나 시장은 지난해부터 호텔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으며, 지역 주거난과 월세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된 에어비앤비 등 단기 숙박공유시설에 대한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이 바르셀로나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임대료 상승 등으로 주민들의 일상이 위협받고 있는 베네치아에서도 ‘관광객은 꺼지라’는 문구가 담긴 전단이 도심 곳곳에 배포됐고, 관광객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매년 2,00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과 함께 거대 기업의 호텔과 레스토랑 등이 몰려들면서 주민들의 주거지와 현지의 정체성을 지켜온 전통적인 상점, 공방들이 급속히 밀려나고 있다. 사람이 거주하기 점점 더 어려운 환경이 되면서 도시를 떠나는 주민도 급증해 1951년 17만5,000명이던 이 지역 인구는 현재 5만여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베네치아가 대형 선박을 타고 와서 서너 시간 머물다가 먹고 떠나는 당일 여행객들에게 점령당했다면서 ‘바다 위의 디즈니랜드’가 될 위험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베네치아 당국은 주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 호텔 신규 개장 금지를 추진하는 한편 관광객 수 제한 등 대책 마련을 검토 중이다.
스위스 알프스 산맥 루체른에 있는 리기산 주민들도 생활 불편을 호소하며 연간 관광객 수를 80만명으로 제한해줄 것을 당국에 요구했다.
관광객들의 음주 난동으로 골머리를 앓는 휴양지 스페인령 발레아레스 제도는 최근 항공기와 공항 내 음주를 금지해달라는 청원을 스페인 중앙정부와 유럽연합(EU)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최근 주민들이 ‘베니치아 주민들은 저항한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주민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 항의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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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즘이 지역 사회를 파괴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