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스터스 우승으로 메이저 도전‘73전 74기’성공
▶ 절친 로즈와‘드라마 매치’끝 PO 첫 홀서 승리

서지오 가르시아가 플레이오프 첫 홀에서 버디를 잡고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뒤 감격에 포효하고 있다. [AP]
꿈(★)이 이루어졌다.
서지오 가르시아(37, 스페인)가 마침내 ‘메이저 타이틀 없는 최고의 골퍼’라는 달갑지 않은 ‘딱지’를 떼어냈다. 이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한 순간 거짓말처럼 ‘그린재킷’이 그의 품으로 찾아왔다.
9일 조지아 어거스타의 어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펼쳐진 제81회 매스터스 토너먼트 마지막 날 경기에서 가르시아는 3언더파 69타를 적어내 절친한 친구사이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합계 9언더파 279타로 동률을 이룬 뒤 서든데스 플레이오프 첫 홀에서 버디를 잡고 새로운 매스터스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지난 1996년부터 메이저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한 시작한 가르시아는 한때 타이거 우즈의 뒤를 이을 골프황제 후보로 주목받았으나 수많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권만 맴돈 끝에 비운의 골퍼로 사라지는 듯 하다 결국 21년만에 생애 74번째 메이저대회에서 극적인 승리를 따내며 평생의 숙원을 풀었다.
3라운드까지 6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달린 이 두 선수는 이달 챔피언조로 티오프했고 라운드 중반에 여러 명의 도전을 받기는 했으나 막판엔 그린재킷을 향한 사실상의 매치플레이 맞대결을 펼쳤다. 초반엔 가르시아가 주도권을 잡는 듯 했고 중반엔 로즈의 우승이 유력시됐으나 15번홀(파5)에서 가르시아가 환상적인 이글을 잡아낸 뒤로는 플레이오프까지 누가 그린재킷을 차지할지 전혀 예측불허였던 명승부가 펼쳐졌다.
출발은 가르시아가 좋았다. 1번과 3번홀 버디로 먼저 치고 나갔고 로즈가 5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로즈에 3타차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리우올림픽 챔피언 로즈의 저력은 매서웠다. 6, 7, 8번홀에서 3연속 줄버디를 터뜨려 단숨에 가르시아의 리드를 지워버리고 공동선두로 복귀했다. 흔들린 가르시아는 10, 11번홀에서 잇달아 보기를 범하면서 로즈에 2타차로 뒤처졌고 설상가상으로 13번홀(파5)에서 티샷이 왼쪽 덤불 속으로 들어가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해야 하면서 다시 한 번 평생 숙원인 메이저 타이틀의 꿈을 접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여기서 가르시아는 1벌타를 받고 페어웨이로 볼을 빼낸 뒤 4번째 샷을 홀컵 7피트 옆에 붙여 파를 세이브해내며 로즈와 2타차 간격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반면 로즈는 이 홀서 4피트짜리 버디퍼트를 놓치면서 가르시아에 추격의 희망을 안겨줬다.
희망이 되살아난 가르시아는 14번홀에서 5피트 버디펏을 성공시켜 로즈에 1타차로 따라붙은 뒤 15번홀(파5)에서 완벽한 티샷에 이어 거의 홀컵에 그대로 꽂힐 뻔 했던 환상적인 세컨샷으로 15피트짜리 이글 퍼트 찬스를 만들어냈고 이를 깨끗하게 성공시켜 이 홀에서 버디를 잡은 로즈와 9언더파로 공동선두가 됐다. 매스터스 챔피언이 마지막 라운드 15번홀에서 이글을 잡은 것은 지난 1994년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가르시아 쪽으로 돌아선 듯한 분위기는 다음 홀에서 다시 반전됐다. 16번홀(파3)에서 두 선수 모두 버디펏 찬스를 잡았으나 먼저 퍼팅한 로즈가 8피트짜리를 성공시킨 반면 가르시아는 6피트짜리를 놓치면서 다시 리드는 로즈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로즈는 17번홀에서 세컨샷이 짧아 벙커에 빠진 뒤 파 세이브에 실패해 두 선수는 결국 동률로 마지막 18번홀 티박스에 섰다. 그리고 대회 72번째 홀에서 두 선수 모두 퍼펙트 티샷에 이어 세컨샷으로 로즈는 8피트, 가르시아는 5피트 짜리 버디펏 찬스를 만들어냈으나 엄청난 부담감 때문인지 둘 다 퍼팅에 실패해 결국 승부는 서든데스 플레이오프로 들어갔다.
다시 18번홀에서 펼쳐진 플레이오프 첫 홀에서 승부는 다소 싱겁게 갈렸다. 먼저 티샷을 한 로즈의 드라이브샷이 오른쪽으로 슬라이스가 나면서 나무 숲 덤불에 떨어졌고 페어웨이로 볼을 빼낸 뒤 3번째 샷으로 온그린에 성공했으나 가르시아는 완벽한 티샷과 세컨샷으로 10피트 버디퍼트 찬스를 잡았다. 그리고 먼저 로즈가 파 퍼트를 미스한 뒤 투 퍼트로 우승 찬스를 잡은 가르시아는 버디퍼트를 홀컵에 떨군 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한동안 포효했다. 강산이 두 번 바뀐 20년 이상의 오랜 도전에서 마침내 꿈을 이뤄낸 감격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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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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