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 기사단이 인공피임을 금지하는 가톨릭 교리를 깨고 미얀마에서 콘돔을 배포한 책임을 물어 조직 고위 관계자를 해임한 사건을 둘러싼 교황청과 몰타 기사단의 갈등이 일단락됐다. 교황청은 25일 성명을 내고 “매튜 페스팅 몰타 기사단장이 24일 교황과의 알현에서 사의를 표명했고, 교황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페스팅 단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교황에게 반기를 든 장본인으로, 전날 교황을 만났을 때 사퇴를 권유받은 뒤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몰타 기사단은 조만간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페스팅 단장을 대체할 새로운 단장을 선출하는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교황청은 “새로운 지도자가 뽑힐 때까지 몰타 기사단을 이끌 대표를 교황이 곧 임명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몰타 기사단의 운영에 교황청이 관여할 것이라는 방침을 내비쳤다.
교황청이 국제법상 주권 국가인 몰타 기사단의 운영에 개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11세기 십자군 원정 당시 예루살렘 성지와 순례객들에게 의료 봉사를 제공하던 조직에 기원을 두고 있는 몰타 기사단은 교황에 순응을 서약한 가톨릭 평신도 단체이기도 하지만, 교황청을 포함해 세계 106개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주권 국가라는 독특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페스팅 단장의 사임으로 일단 교황청과 몰타 기사단과의 약 2개월에 걸친 힘겨루기는 교황청의 승리로 막을 내리게 됐다.
회원 1만3,500명, 직원과 자원봉사자 10만여 명을 거느린 채 세계 곳곳에서 병원 등 자선 활동을 펼치고 있는 몰타 기사단은 이번 논란이 확산하며 기부금 모금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해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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