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외된 블루칼러 중심“심판”표심 결집
▶ 강한 리더십·변화에 대한 열망도 한몫

지난 8일 밤 뉴욕 맨해턴에 모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열광하고 있다.
‘백인의 반란’이번 대선에서 각종 여론조사 등의 예상을 뒤엎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깜짝 당선의 주요 요인을 단 한 마디로 압축한 표현이다. 트럼프 돌풍의 바탕에는 그동안 미국의 주류사회에서 숨어 있던 소외되고 가난한 백인들 및 백인 부유층의 분노와 변화의 열망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트럼프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블루칼러 백인 유권자들의 결집은 세계화와 기득권에 대한 이들 계층의 소외감과 분노가 고스란히 ‘고립주의’와 ‘미국 제일주의’ ‘보호 무역주의’를 외친 트럼프 지지로 이어진 것이라는 풀이다. 트럼프의 대반전 승리의 요인들을 살펴본다.
■백인 남성 트럼프 승리 견인
트럼프의 당선을 견인한 세력은 백인 유권자다. 특히 경기침체 장기화와 소득 양극화로 무력감에 빠진 백인 남성 노동자들이 투표소로 몰려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CNN 출구조사를 보면 올해 대선 유권자 70%는 백인이다. 이들 중 58%가 트럼프를 택했다. 클린턴 지지 성향이 강한 흑인 유권자는 예상과 달리 지난 대선보다 오히려 줄었다. 대졸 미만 백인 남성의 72%가 트럼프에게 몰표를 줬다.
반면 히스패닉은 10%에서 11%로 고작 1% 상승, 미풍에 그쳤다.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트럼프에 대한 반감으로 조기투표에 몰렸지만, 이것이 상대적으로 백인표 결집을 불러 일으켰고, 힐러리 우세 전망에 따라 막상 선거일에 투표장에 나가지 않은 히스패닉도 많았다는 것이다.
■블루칼러 표심 결집
이러한 현상은 특히 승부를 가른 경합주에서도 뚜렷이 나타났다. 대학 졸업 미만 학력의 백인 남성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핵심 경합주 플로리다에서 69%, 또 다른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무려 78%였다.
또 이른바 ‘러스트 벨트’(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가 속한 오하이오 등과 펜실베니아 등도 백인 노동자 계층과 흑인의 지지를 일부 기반으로 한 민주당 지역이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블루칼러 백인 노동자들이 대거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것이다.
기득권층에게서 소외되고 지역 엘리트들보다 뒤처졌다고 느낀 이 지방 유권자들이 보호무역과 반세계화 및 반기득권을 내건 트럼프에게 공감해 표로 결집했다는 것이다.
■‘샤이 트럼프’의 힘
특히 이번 대선에서 대다수의 여론조사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우세를 점쳤음에도 불구하고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데에는 이른바 ‘샤이 트럼프’(shy Trump)로 불리는 소극적인 트럼프 지지자의 힘이 자리했다는 분석이다. 바로 트럼프가 주장했던 ‘침묵의 다수’다.
이는 트럼프 후보가 대선과정에서 히스패닉이나 무슬림 등에 대한 차별적 언사를 마다하지 않고 여성 혐오와 성차별자로 공공연히 낙인 찍혀 있었기 때문에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하면 쏟아지게 될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하기 위해 여론조사에서도 이를 숨겨왔다는 것이다.
이들의 표심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대신 지난 8일 투표장으로 쏟아져 나와 ‘말 없는 표’로 결집됐다는 분석이다.
■강한 지도자·변화에 대한 열망
리더십 변화에 대한 열망도 트럼프 당선이라는 이변을 이끈 요인이다. 트럼프는 가부장적 면모와 과감한 실행력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유세를 해 왔다.
트럼프는 기득권 정치인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막말 논란으로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았지만 ‘정치적 올바름’(차별언행 자제원칙)을 한사코 거부했다.
트럼프는 선거기간 내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외쳤다. 경제 침체와 안보위협으로 흔들린 미국의 위상을 다시 되찾겠다는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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